"한국방역당국과 한국인들은 코로나 잘 대처해 왔다" [print]

[인터뷰] 모니카 간디 미국 캘리포니아 의대 교수 "한국은 엔데믹으로 가는 최초의 나라"


▲ 지난 3월 3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오마이뉴스) 이영훈 기자 = 지난 3월 31일, 대부분의 국내 언론이 "한국, 팬데믹→엔데믹 이행되는 첫 국가 될 수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다. 이보다 하루 앞선 30일(현지시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앞다투어 소개한 것이다.

이는 "K방역실패"나 "신규확진자 세계1위 굴욕" 같은 제목의 국내 언론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줄기 빛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한국은 엔데믹으로 가는 최초의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전문가는 미국 캘리포니아 의대 모니카 간디 교수였다.

하버드 의과대학 출신으로 감염병 전문가인 간디 교수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한국은 96%의 백신 접종률을 이루어 낸 대단한 나라"라면서 흔쾌히 응했으나 간디 교수의 바쁜 일정 탓에 지난 4일에서야 서면으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 교수님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전문가인데 코로나19와 AIDS/HIV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있어 헌신적인 공헌을 했다는 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전염병 의사이며 HIV와 코로나19를 비롯한 전염병을 공부하고 전공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HIV 치료 분야에서 주로 임상연구를 했지만, 지난 팬데믹 2년 동안은 독창적으로 연구하고 대중을 위한 글을 쓰면서 인터뷰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HIV에서 코로나 19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상을 받게 된 요인이 되었던 것 같다."

- 최근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며 방역당국을 비판하고 있으나 당신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완전히 다른 관점을 이야기했다. 이들이 무엇을 놓쳤다고 보는가?

"한국정부와 방역당국, 그리고 한국 국민들은 코로나 팬데믹에 맞서 정말로 아주 큰 일을 해 왔다고 본다. 백신이 등장하기 전에 한국 방역당국은 마스크, 거리두기, 검사, 밀접접촉자 추적을 통해 바이러스를 막으려 애를 썼고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총력을 다했다.

그리하여 한국인 가운데 96%가 백신을 맞을 수 있었고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들은 또한 한국의 노인들에게 부스터샷을 맞게 하는 등 일을 잘했다. 마침내 우리는 백신에 반응하지 않는 취약한 사람들을 대할 수 있는 치료법(단클론항체, 경구 항바이러스제)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나는 한국 방역당국이 추가적인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백신, 치료법, 감시 등 우리가 코로나와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제는 코로나를 대하는 대응방식에 따른 반대급부(학교 폐쇄, 외로움, 정신 건강)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

한국의 방역당국은 과학적인 발전에 맞춰 따라가고 있으며 백신에 신뢰를 갖고 있다. 어떤 관점에서 전염병은 대중의 책임이 아니라 의료체계의 책임으로 볼 수도 있다."

"한국은 확진자보다 중증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전략 짜고 있다"


▲ 모니카 간디 미국 캘리포니아 의대 교수 ⓒ 모니카 간디

- 지금 한국인들은 코로나 문제에 있어 '이런 대확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 이 대확산이 지금에 와서 갑자기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방역당국이 대확산을 부추기려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오미크론 변이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를 인식한다면, 이전에 다른 변이들에는 통했던 유효성이 증명된 방법들(마스크, 거리두기, 검사, 접촉자 추적)이 이제는 크게 소용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백신은 여전히 오미크론 변종에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막아주고 있고,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부스터샷 접종에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혼합 면역(백신과 감염이 결합된 형태)은 어떤 하나의 방법보다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데 있어 가장 강한 보호력을 갖는다고 본다."

- 여러 나라들 중에서 왜 '한국이 엔데믹으로 가는 최초의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이미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나라들은 한국보다 앞서 마스크 쓰기를 완화하는 등 코로나와 함께 하는 삶을 먼저 시도하지 않았나?

"한국은 팬데믹에 대응하는 데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인구의 96%가 백신을 맞았다는 것과 노년층의 부스터샷 접종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은 한국보다는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진다. 엔데믹에서의 관리가 의미하는 바는 부스터샷 전략과 치료법을 결정하는 의료체계를 가지고 우리가 독감(인플루엔자)과 함께 생활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 바이러스와 더불어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엔데믹 단계에서 책임은 전염을 막으려 애쓰는 대중이 아니라 중증 비율을 낮추도록 노력하는 백신과 치료법에 있다."

- 한국이 팬데믹에서 확진자를 계속 낮추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면, 이 성과는 엔데믹 상황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가? 아니면 확진자 숫자와 상관없이 코로나를 대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하는가?

"한국은 항상 확진자 숫자를 낮추는데 공을 들여왔지만 오미크론은 전염력이 강해서 목표를 달성하기 아주 어려웠을 것이다. 코로나 제로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조차도 오미크론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확진자가 아니라 입원과 중증을 막는 것으로 초점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중증과 싸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이다. 그렇기에 한국은 분명히 확진자 숫자보다는 중증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독감과 함께 했듯 코로나와도 같은 관계를 맺고 살아야"

- 중국과 호주를 비롯한 나라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 박멸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신은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코로나 제로가 불가능한 이유는 4가지다. 천연두가 어떻게 사라졌는지와 정반대 되는 이유다. 첫째, 코로나는 동물에 서식하는데 이렇게 바이러스가 잠복하는 동물은 최소 29종이나 된다. 중국 상하이가 현재 반려동물을 죽이고 있지만 이 동물 전체를 죽일 수는 없다. 천연두는 동물에 서식하지 않지만 코로나와 같은 독감은 동물에 서식하며, 이것이 독감을 없앨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둘째, 코로나의 증상은 다른 호흡기 병원균과 닮아 있지만 천연두는 그렇지 않고 뚜렷이 나타난다. 셋째, 우리 백신은 중증을 예방하는 데는 아주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멸균을 하는 면역력을 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새 변종들과 맞닥뜨리게 되며 우리 항체 수준은 떨어지게 되므로 감염은 여전히 백신 접종 후에도 일어날 수 있다.

넷째, 코로나는 천연두와는 달리 감염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상하이가 현재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이를 부모에게서 떼어 놓는다거나 반려동물을 죽이고 모든 사람을 검사하며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현재의 전략은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서 백신 접종률과 노년층 부스터샷 접종이 떨어진다.

따라서 코로나 제로는 현실적이지 못하고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것은 풍토성을 뜻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대중은 독감과 함께 했듯 코로나와도 같은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한다. 백신을 맞고 필요하면 치료를 받는 일이다."

- 최근 한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면제 등 규제를 너무 일찍 푼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인들이 이 펜데믹에서 아주 열심히 노력했다고 보지만 바이러스에 집중한 2년의 기간 이후에는 지쳐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항상 변종과 새로운 확진이 있을 것이고 이것이 정부가 중증을 막는 것으로 초점을 옮겨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이 전염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백신과 치료를 통해 중증을 막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 델타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다가올 코로나의 시대에 대해 전망한다면?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세웠다. 첫 번째로 우리가 현재 속해 있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중증이 현저히 줄어 많은 이들이 면역을 갖게 될 것이다. 코로나는 계절형이 되며 65세 이상의 노년층에게 네 번째 접종이 필요하듯 취약층에게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미래에 있을 변이는 증세가 심하지 않고 우리의 현재 면역력이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더 치명적인 변이가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는 부스터샷이 변이에 맞서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 나아가 우리에게는 세계보건기구가 승인한 다른 백신들이 있다. 따라서 부스터샷 캠페인을 통해 미래에 있을 변이에 맞서는 방법을 얻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오미크론의 출현 이상으로 더 매서운 변종은 보고 있지 않다. 한국 방역당국과 정부, 한국인들은 코로나를 잘 대처해 왔고 다음 단계는 네 번째 백신을 맞아야 하는 연령대를 결정하는 것이다." (본보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려짐: 2022년 4월 05일, 화 11:4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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