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논객 암스트롱, 금품 받고 '낙제 학생 방지법'옹호 칼럼

부시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대한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미 교육부가 한 언론인을 매수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말썽의 주인공은 TV와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이자 유명한 흑인 보수논객인 암스트롱 윌리엄스.

미 교육부가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낙제학생방지법(NCLB) 에 대해 흑인들의 지지를 확산시키려는 목적으로 그에게 24만달러를 제공했다는 게 사건의 핵심이다. 그는USA투데이, LA타임스, 워싱턴타임스 등 주요 신문에 칼럼을 쓰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같은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했으며, 윌리엄스는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그 법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면서 “옳으냐 그르냐의 모호한 부분이 있는데 나는 그 선을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광고대행사를 통해 윌리엄스 회사에 이 법의 홍보광고를 제작토록 해 그가 진행하는 방송에서 방영토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여기엔 윌리엄스가 자신의 방송을 통해 이 법에 대해 정기적으로 언급토록 하고, 다른 흑인 언론인들에게도 지지를 촉구하며, 교육부 장관과 인터뷰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는 교육부 장관을 두번 인터뷰했으며, 방송과 칼럼을 통해 이 법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의회와 언론, 교육단체들은 윌리엄스 개인의 부도덕성을 넘어 행정부의 대언론 공작 에 대해 혹독한 비난을 퍼부었다.

해리 리드, 에드워드 케네디 등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그같은 행동은 과거 소련에서 통용되던 것으로 미국에서는 오래 전에 사라진 것으로 본다” 면서 또다른 언론인 매수사실 여부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하원 교육위의 민주당 간사인 조지 밀러 의원도 “이는 납세자들의 돈을 매우 의심스럽게 사용한 것”이라면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을 통해 “국민의 세금을 여론조작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수준을 넘어 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진상조사를 촉구했으며, LA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선전하기 위해 저널리즘이라는 미명하에 정부기금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두드러진 실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