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어 홍준표·맹형규도 후보단일화 '러브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구도가 맹형규·오세훈·홍준표의 3파전으로 굳혀지자, 이들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박진 의원의 몸값이 뛰고 있다.

서로 자신과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예비후보였던 박계동 의원은 이미 오 전 의원의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를 사퇴했다.

오세훈 '러브콜'에 홍준표·맹형규도 'SOS'

뒤늦게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뛰어든 오세훈 전 의원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박진 의원에게 "(후보단일화를) 간절히 바란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자 홍준표 의원도 공석에서 박 의원에게 'SOS'를 쳤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박진 후보에게 '지금 나온 사람들이 다 강남(이 기반인) 후보들이고 강북은 박 후보와 나 둘 뿐이니 (사퇴하고) 들어갈 때 들어가더라도 나 좀 지지해주고 들어가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은 "아마 (맹·오·홍) 세 후보들이 다 그렇게 접촉해 얘기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 전 의원이 가세하기 전까지 홍 의원과 지지도 1·2위를 다투던 맹 전 의원도 박 의원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러브콜'에 박진 의원은 "금명간 (단일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지금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분노한 홍준표 "꽃미남 때문에 요동... 이미지 정치 광풍이 멎어야"

한편, 오 전 의원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첫 공약을 발표하는 등 기지개를 켜자 맹형규·홍준표 의원 측은 '오풍'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한나라당에 '꽃미남'(오세훈)이 나와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본질은 노무현 정권 심판론인데 '이미지 대 이미지'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인기투표식의 서울시장 선거는 정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하루빨리 국민을 현혹하는 이미지 정치의 광풍이 멎고 서울시장 선거가 정책 대결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간 머뭇거리다 지방선거를 불과 40~50일 앞두고 출발하는 분들이 어떻게 천만 서울시민들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책임질 준비가 돼있겠느냐"며 "참으로 문제가 크다"고 공세를 폈다.

홍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2월 중순 여론조사에서 내가 강금실 전 장관을 10% 포인트 이상 앞설 때가 있었지만 그 때도 당 지도부는 영입을 거론했다"며 "우리 당 지도부가 열린우리당 '강금실 띄우기'의 10분의 1만 해줬던들 기존 후보들이 이렇게 왜소화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담한 맹형규 "바람은 며칠씩 불지 않는다"

맹형규 전 의원도 "바람은 며칠씩 불지는 않는다"며 '오세훈 효과'를 일축했다. 맹 전 의원은 "지나치게 이미지로 흐르다보면 콘텐츠가 약해질 수 있다"며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국민들이 '노무현의 눈물'(광고)에 현혹됐다가 3년 반이 지난 지금은 국민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계동 의원의 '오세훈 지지선언'에 대해서도 맹 전 의원은 "(박 의원은) 이미 후보 사퇴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었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맹 전 의원은 "식상한 정치권에 대한 반작용으로 호기심과 기대가 어우려져 (강금실·오세훈)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조만간 조정기간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