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eeklyfl.com :: "물가가 걱정된다"…도시와 농촌 모두 같은 불안감

"물가가 걱정된다"…도시와 농촌 모두 같은 불안감 [print]

트럼프 집권 후 경제 불안감 커져…미래에 대한 낙관, 지역 따라 크게 엇갈려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미국 전역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생활비에 대한 불안이 공통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대도시 주민들과 농촌 주민들이 처음으로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커뮤니티 프로젝트(ACP)'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농촌 지역에서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늘어나고 있다. 오하이오주 뉴어크에 사는 42세 장애인 칼 그루버는 "요즘 식료품 값이 너무 비싸 걱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을 다시 미국으로 돌리려고 노력 중이라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어크가 속한 '미국 중부 농촌 지역' 주민 10명 중 6명은 향후 국가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4년 43%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반면 대도시 주민들은 갈수록 비관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올해 낙관적이라고 답한 대도시 주민 비율은 45%로, 지난해 55%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연방 공무원 로버트 엥겔(61)은 "경제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정치 양극화 문제까지 걱정된다"며, "조심스럽게 낙관하려 해도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물가가 문제다"… 범죄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민'과 '의료'

이번 조사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공감을 이끈 사안은 단연 '물가 상승'이다. ACP의 창립자 단테 치니는 "미국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요소는 경제적 불안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9월 소비자물가는 연 3% 상승률을 기록해, 4월의 2.3%보다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식료품 가격 상승은 특히 취약 계층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조지아 북서부의 실업자 어머니 킴미 페이스(33)는 "장 보러 갈 때마다 불안하다"고 토로했지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 뉴욕, 시애틀, 볼티모어,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등 주요 도시의 치안을 문제 삼으며 국가방위군 파견을 언급했지만, 실제 통계는 주요 도시의 범죄율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대도시 주민들의 인식과도 일치한다. 조사 결과, 대도시 및 중산층 교외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보다 범죄와 총기폭력을 주요 문제로 꼽는 비율이 줄었다.

오히려 대도시에서는 이민과 의료 문제가 더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스틴에 거주하는 은퇴 공무원 앤젤 감보아는 "이민자들은 범죄를 저지르러 온 것이 아니라 가족을 돕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며, "정부의 과도한 단속이 불필요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히스패닉 지역의 기대감 '급감'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히스패닉 유권자 비중이 늘었지만, 히스패닉 밀집 지역 주민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급격히 줄었다. 플로리다주 키시미에 사는 카르멘 말도나도(61)는 "우리 지역은 진짜 심각한 상황"이라며, "희망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두려움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밀집 지역 주민 중 자신의 지역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78%에서 올해 58%로 급감했다. 다음 세대에 대한 낙관도 크게 줄어, 자녀 세대의 미래에 희망을 느낀다는 비율은 69%에서 55%로 하락했다. 말도나도는 "우리는 미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이런 상황을 보면 가끔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올려짐: 2025년 11월 17일, 월 9:47 am
평가: 0.00/5.0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