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대 85로 승리… 첫 온라인 투표 도입, 98% 투표율 기록

(올랜도) 김명곤 기자 = 서정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회장이 제31대 총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온·오프라인 병행 투표와 치열한 경선을 통해 높은 참여율과 긴장감 속에서 치러졌으며, 서 회장은 향후 미주총연의 재정 자립과 차세대 육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31대 총회장 선거는 11월 3일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의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약 20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했고, 서정일 후보는 김만중 후보를 상대로 총 126표를 얻어 85표에 그친 김 후보를 눌렀다.

투표는 처음으로 도입된 온라인 방식과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해 치러졌다. 온라인 투표에서는 신청자 91명 중 88명이 참여해 서 후보가 48표, 김 후보가 40표를 얻었고, 오프라인 투표에서는 총 123표 중 서 후보가 78표, 김 후보가 45표를 획득했다. 전체 투표율은 98%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토론과 찬조연설로 열기 더해

선거는 정견 발표, 패널 질의 토론회, 찬조연설, 투표 및 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서정일 후보 측 패널로는 이경로 전 뉴욕한인회장과 김민아 전 인랜드한인회장이 나섰고, 김만중 후보 측은 최광희 전 메릴랜드한인회장과 이인주 전 테네시 마틴한인회장이 참여해 날카로운 질문을 주고받았다. 두 후보 모두 선관위원 요청에 따라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는 서명도 남겼다.

찬조연설에서는 서정일 후보를 지지한 주용 전 달라스한인회장이 오히려 김만중 후보를 칭찬하는 해프닝도 있었고, 이로 인해 김 후보 진영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당선 직후 서정일 회장은 “미주총연을 신뢰받고 존경받는 단체로 도약시키겠다”며, “매년 50만 달러의 외부기금을 조성해 지역 한인회를 지원하고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광역연합회 및 지역한인회 지원 ▲한미동맹 강화 ▲시민권 취득 캠페인 ▲정기 연수회 ▲한인 정치인 배출 ▲세대 간 문화소통 ▲미래 한인사회 준비 싱크탱크 구축 등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행사장, 축제 분위기로 마무리

개표 직후에는 축하 꽃다발과 함께 당선 축하 공연과 만찬이 이어졌고, 현장에는 서 회장의 가족들도 함께해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 커팅식도 열렸다. 만찬 후에는 코리아타운 일대에서 소규모 뒤풀이도 진행되며 이번 선거의 긴장을 축제 분위기로 전환시켰다.

서정일 회장은 시카고 지역에서 오랜 기간 한인사회 활동을 해왔다. 그는 시카고한인회 회장(2013년), 시카고한인체육회 회장(2003년)을 지냈으며, 현재는 시카고 한국장의사 대표 및 JP Investment & Management 대표로 활동 중이다. 2023년 제30대 미주총연 회장에 처음 취임했고, 이번 선거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를 주관한 선거관리위원회는 박헌일 위원장(콜로라도)을 중심으로 9명의 위원이 구성됐다. 이희성(밀워키), 강수지(워싱턴), 김혜정(메릴랜드), 앤디박(샌디에이고) 등이 주요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번 총회에는 동남부, 텍사스, 동북부 등 전국 각지에서 지역 한인회장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