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eeklyfl.com :: 미국인 25%만 "미국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미국인 25%만 "미국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print]

공화당 지지층서도 비관론 확산... 정치적 폭력, 사회 분열, 생계비 상승 등

(올랜도) 최정희 기자 = 최근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가 암살당한 사건 이후, 미국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국가의 진로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가 9월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중 절반만이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6월 조사 당시 70%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특히 공화당 여성과 45세 미만 청년층 사이에서 비관론이 두드러졌으며, 이 같은 하락 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던 2020년 말보다도 더 크다고 <에이피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전체 미국인 중 약 25%만이 미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해, 6월의 약 40%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민주당과 무당층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매체는 공화당 응답자들이 정치적 폭력, 사회적 분열, 생계비 상승, 일자리 부족, 범죄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며 몇몇 사례를 들었다.. 휴스턴 교외에 거주하는 42세의 공화당 지지자 크리스 바르는 "정치적 담론의 악화와 최근의 암살 사건들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인근에 사는 트럭 운전사 무스타파 로빈슨(42)은 "경제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물가 상승이 그 노력을 따라잡는다"며 "미국이 하나의 국가로 뭉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청년층·여성층 비관론 두드러져

이번 여론조사에서 45세 미만 공화당원 중 61%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6월보다 30%포인트 증가한 수치라고 매체는 전했다. 공화당 여성의 경우 6월에는 27%만이 국가 진로에 비관적이었지만, 9월 조사에서는 약 75%가 비관적 시각을 보였다. 공화당 남성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비관 비율이 30%에서 56%로 상승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초기, 그리고 2022년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사건 판례(낙태권 보장)를 폐기했을 당시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 변화와 유사한 양상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정치적 폭력, 여론 악화의 핵심 요인

한편 보수 성향의 정치단체 터닝포인트USA를 설립한 찰리 커크(31)는 9월 10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야외 행사 도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그 외에도 민주당 미네소타 주 하원의장 멜리사 호트먼과 남편이 6월 14일 총에 맞아 사망했고, 4월에는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의 관저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입기도 했다.

이같은 사건들은 미국 내 정치적 폭력에 대한 공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AP-NORC 조사에서도 미국 성인의 42%가 정치인이나 선거 관계자에 대한 폭력 가능성에 "매우 우려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커크의 암살을 "급진 좌파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진보 단체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 사법 수사, 면세 자격 박탈 등을 거론하고 있다.

경제 문제도 여론 변화에 영향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공화당 지지자 족클린 유르차크(55)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출퇴근 시간도 길어졌다"며, 불법 이민과 마약 범죄 증가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나라는 모든 면에서 폭력적이 됐다. 단지 정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네소타주 로저스의 제품 매니저 제러미 기에스케(47)도 "경제적인 불안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곧 정치적 독설로 대화가 이어졌다"며 "우리는 서로를 악마화하고 있다. 사회적 붕괴 직전까지 온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AP와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성인 1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3.8%포인트다.
올려짐: 2025년 9월 20일, 토 8:3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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