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미 정상회담... 트럼프, 北에 긍정적 메시지 속 동맹 강조도 병행

(올랜도) 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고,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북한이 최근 한국의 대화 제안을 강하게 거부한 가운데 나온 이번 발언은 외교적 함의를 낳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회담은 두 정상이 처음 공식적으로 마주한 자리였다. 회담은 약 1시간 동안 언론에 공개된 채 진행됐으며, 동맹과 무역, 안보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은 국가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적절한 시점에 김정은을 다시 만나고 싶다. 올해 안에 그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톱다운식 외교’ 복귀를 시사하는 것으로 읽힌다.

여전히 강경한 북한... 이 대통령, 신중한 태도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의 김정은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세우자”는 농담을 건네며 유연한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바이든식 대북 접근과 트럼프식 직접 대화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균형을 취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북한은 한국 정부의 접근에 대해 단호한 거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담화를 통해 “서울이 어떤 제안을 하든, 우리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동맹 강화와 정치적 메시지, 복합적 의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도 언급하며 “우리는 2차 대전 때 하루에 배 한 척을 건조했다. 그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며 한국 조선업체와의 방산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며 경제적 연대를 강조했다.

이번 회담을 두고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고 보도했으며, <인디펜던트>는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외교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을 통해 북한과의 새로운 소통 경로를 시험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 북미 접촉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북한의 반응과 미국 내 정치적 환경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회담은 공식 공동성명 없이 종료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향후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