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진료는 여전히 중요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처음으로 자궁경부암 자가검사를 승인하면서 갑상선 기능부터 HIV(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까지 다양한 질병에 대한 자가검사가 가능해졌다. 이는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넓혀주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면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가검사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사용자가 검체를 수집해 실험실로 보내는 방식이며, 이번에 승인된 자궁경부암 검사가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코로나19나 임신 테스트처럼 즉각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자가검사의 장점

<에이피통신>은 5일 자가검사의 장점과 활용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의 감염병 전문의 조셉 체라비 박사는 "HIV 자가검사 키트는 시골 지역에서 성병 진단률을 높이고, 민감한 검사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결과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HIV 양성 판정은 실험실이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으며, 환자는 자동으로 관련 지원 서비스와 연결될 수 있다. 체라비 박사는 "성적 소수자나 젠더 소수자에게 병원 방문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킬 수 있다"며, "그런 경우 집에서 누구의 판단이나 간섭 없이 검사받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승인된 자궁경부암 검사는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 탐폰과 유사한 면봉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에모리대학교 부인종양 전문의 수잔 모데싯 박사는 "이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를 긁어내는 팹 스미어(Pap smear) 검사의 대체 수단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모데싯은 "정기적인 부인과 진찰은 비정상적인 출혈, 폐경, 성병 등 다양한 증상과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진단 기구 스타트업 회사인 틸 헬스(Teal Health)가 출시한 자궁경부암 자가검사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결과 해석도 환자가 직접 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일부 자가검사는 병원 방문을 대체할 수 있다. 특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어려운 시골 지역의 경우 더욱 그렇다.

앨라배마 시골에서 진료하는 미국 가정의학 아카데미의 이사회 의장인 스티븐 퍼 박사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면 시술 전 준비와 마취가 필요하고,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이런 경우 대장암 자가검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하며, 검사 결과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가검사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존스홉킨스 병원의 위장병 전문의 자카리아 포다 박사는 "대장암 자가검사는 대장암 병력이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 등 고위험군에게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위장관 관련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검사 비용은 15불에서 400불까지 다양하다. 퍼 박사는 "검사가 FDA 승인을 받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가검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어떤 형태든 조기 검진은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