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허위정보 시위 정당성 훼손, 공공 혼란 조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SNS를 통해 허위 정보와 조작된 이미지가 퍼지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게시물은 도시 전체가 폭력에 휩싸인 것처럼 과장했고, 오래된 음모론을 되살리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온라인에 확산된 허위 정보는 이민자와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분노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뚜렷했다. SNS에서는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차량이 불타고 경찰에게 돌을 던지는 장면들이 집중 조명됐으며, 일부 이미지는 시위가 자발적이 아니라 조직된 도발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국방장관 피트 헥세스는 9일 LA 인근 기지에서 해병대 700명을 연방 건물 보호를 위해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지사 개빈 뉴섬의 동의 없이 투입을 명령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2000명과 합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로 또다시 가짜 사진들이 퍼졌고, 일부는 1983년 영화 '블루 썬더'의 장면을 해병대 투입 장면으로 조작해 사용했다.

음모론과 조작된 이미지, 시위의 진실 왜곡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는 LA 시위를 지지하는 시위 도중 60명이 체포됐고, LA에서는 호주 방송기자가 생방송 중 경찰이 쏜 비살상 탄환에 맞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자신들이 이민 단속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폭력 시위에는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는 멕시코 국기가 자주 등장했으며, 트럼프 측은 이를 반란의 상징이라 주장했지만 많은 멕시코계 미국인 시위자들은 조국에 대한 자긍심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클렘슨 대학교의 연구자 대런 린빌은 보수 진영이 LA 폭동을 과장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폭력적인 반란 세력' 서사에 힘을 실어준다고 분석했다.

배우 제임스 우즈는 SNS에서 뉴섬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을 비난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회주의 도입을 논의했다는 가짜 인용문과 2020년 시위 중 경찰차 화재 영상을 재활용해 퍼뜨렸다.

말레이시아의 건축자재 업체 사이트에 게시된 벽돌 사진도 시위 조직의 증거로 왜곡됐다. 이 사진은 ICE 사무실 인근에 벽돌이 배치됐다는 주장과 함께 “민주당 무장단체의 내전”이라는 극단적 표현과 함께 확산됐다. 해당 사진은 80만 회 이상 조회됐고, 조작된 계정들에 의해 반복 게시됐다.

이 같은 벽돌 음모론은 2020년 BLM 시위와 2022년 로렌 보버트 의원의 주장에서도 나타났으며, 현재는 우익 선동가들의 반복적인 선동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러시아 계정과 극우 인사들, 허위 정보 유포 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서 시위자들을 “돈 받고 움직이는 반란 세력”이라 비난했다. 일부 SNS 계정은 LA 시장 캐런 배스를 CIA와 연결짓거나, 그녀가 시위를 조장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그녀가 '민주주의 진흥 기금(NED)' 이사로 활동한 사실을 근거로 한 왜곡이었다.

러시아와 연계된 계정들도 이 같은 서사를 증폭시켰다. 러시아 민족주의자인 알렉산드르 두긴은 “이는 트럼프뿐 아니라 미국 국민 전체를 겨냥한 자유주의자들의 전국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프리 프레스>의 노라 베나비데스 수석 변호사는 “이 같은 정보전은 갈등의 상징이며, 권력을 가진 이들이 반민주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장한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허위 정보는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고 공감을 방해하며, 연대가 필요한 시점에 사람들을 분열시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