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0%에서 2024년 10%로… 10년 만에 최저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남부 플로리다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들었다.

마이애미부동산협회(MA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기준 외국인이 남부 플로리다에서 구매한 주거용 부동산의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2018년 50%에 비해 급감한 수치이며,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보고서는 브로워드, 팜비치, 마이애미데이드, 마틴 카운티 내 부동산 중개인 약 240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응답은 2023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의 거래를 기준으로 했다.

콘도 규제·환율·금리 상승 등 복합 요인 작용

보니 히츠그 컴퍼스(Compass) 부동산 고급 매물 판매 총괄 이사는 <선 센티널>에 “글로벌 불확실성, 환율 압박, 2021년 참플레인 타워 사우스 붕괴 이후 강화된 콘도 규제가 외국인 수요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이후 남부 플로리다 부동산 가격과 수요, 금리 모두 상승해 외국인 구매자들이 시장 진입을 꺼리게 됐다”며 “마이애미의 가격 상승은 일부 외국인 시장을 가격에서 밀어냈고, 초고액 자산가만이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서 외국인은 미국 시민이 아니면서 해외에 주요 거주지를 둔 사람이거나, 미국에 거주한 지 2년 미만인 비시민으로 정의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 플로리다 주택 매매의 59%는 콘도미니엄이었으며, 이는 플로리다 전체 평균인 39%와 전국 평균인 23%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외국인 구매자의 76%는 해당 주택을 임대 또는 휴가용으로 사용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 4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국가별로는 아르헨티나 출신 구매자가 18%로 가장 많았고, 콜롬비아(14%), 캐나다(8%), 브라질(6%), 멕시코(6%), 베네수엘라(5%)가 뒤를 이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는 아르헨티나(21%), 브로워드 카운티에서는 콜롬비아(22%), 팜비치 카운티에서는 캐나다(25%)가 각각 외국인 구매자 비중 1위를 차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외국인 구매 총액 3조 원 육박... “단기 하락일 뿐, 마이애미 매력 여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간 중 외국인들이 남부 플로리다에서 구매한 부동산 총액은 약 29억8000만 달러(약 3조9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중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23억 달러(약 3조 원)로 가장 많았으며, 브로워드 카운티는 5억8400만 달러, 팜비치 카운티는 9400만 달러, 마틴 카운티는 5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남부 플로리다 외 지역에서의 외국인 부동산 거래는 약 1억2500만 달러로 추정됐다.

또한 플로리다는 2024년까지 16년 연속 외국인 구매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내 지역으로 꼽혔으며, 전체 외국인 거래의 20%가 플로리다에서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보고서를 보도하면서 일부 전문가의 분석도 인용했다. 마이애미 기반의 콘도 분석가 피터 잘루스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및 관세 정책이 향후 외국인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히츠그 이사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번 하락은 단기적인 조정에 불과하며, 장기적인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선센티널>에 말했다.

그는 “글로벌 요인들이 일부 구매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들었지만, 마이애미의 고급 편의시설, 자산 보존 가능성, 다양한 문화에 어필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여전히 큰 강점”이라며 “정치보다 돈이 안전하게 불어날 곳을 찾는 것이 투자자의 본질이다. 그런 점에서 마이애미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