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4만 파운드 제거…“도대체 얼마나 많은 야생동물이 먹혔단 말인가”
|
▲ 남서 플로리다 컨서번시 팀원들아 2024-2025년 번식기에 수컷 스카우트 뱀을 추적하다가 포획한 16피트 130파운드의 암컷 버마 비단뱀을 들고 있다. ⓒ 플로리다 남서부 자연보호협회 제공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남서부 환경보호 단체가 이번 번식 시즌 동안 역대 최대 무게의 외래종 비단뱀을 포획하며, 지역 생태계 보호에 성과를 거두었다.
비영리 단체 '콘서번시 오브 사우스웨스트 플로리다(The Conservancy of Southwest Florida)'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네이플스 인근 520평방킬로미터에 걸친 농경지와 야생 지역에서 6300파운드(약 2.8톤)의 버마비단뱀을 포획했다고 밝혔다. 포획된 뱀은 총 130마리로, 평균 무게는 48파운드(약 22킬로그램)였으며, 최대 개체는 길이 17피트(약 5.2미터), 무게 150파운드(약 68킬로그램)에 달했다.
<선 센티널> 보도에 따르면, 콘서번시 수석 생물학자 이안 바르토셱은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거한 뱀의 총 무게가 4만 파운드(약 1만8000킬로그램)를 넘었다"며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과연 얼마만큼의 토착 야생동물이 희생된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사슴도 먹는다"…플로리다 생태계 잠식한 비단뱀
버마비단뱀은 1970~80년대 동남아시아에서 반려동물로 수입된 후, 플로리다의 아열대 기후에 적응해 번성했다. 이들은 사슴, 스라소니, 여우, 수달, 토끼, 백로, 악어 등 최소 85종의 동물을 먹이로 삼는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일부 지역에서는 중형 포유류 목격률이 98% 감소했고, 습지토끼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바르토셱과 동료 생물학자 이안 이스터링은 대형 암컷을 효율적으로 포획하기 위해 약 40마리의 수컷 비단뱀에 VHS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이 수컷들이 번식기에 암컷의 페로몬을 쫓는 경로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포획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바르토셱은 “15피트 길이의 암컷은 최대 70개의 난포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가 2021년에 포획한 215파운드짜리 암컷의 경우 123개의 난포가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선 센티널>은 전했다.
인간과 괴물 뱀의 사투…“컨베이어 벨트처럼 삼켜”
이 팀은 종종 하나의 암컷 주위에 여러 수컷이 모이는 '브리딩 볼' 상황에서 다수의 뱀을 동시에 포획하며, 추적용 수컷은 다음 암컷을 찾기 위해 자연에 다시 방사된다.
포획된 비단뱀은 모두 인도적으로 안락사시키며, 이후 부검을 통해 먹이 종류와 건강 상태 등을 분석한다. 바르토셱은 “이 동물들은 잘못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매우 놀라운 생물이며, 안락사를 시키는 일은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바르토셱은 한 여성의 닭장에서 비단뱀이 닭 세 마리를 한꺼번에 삼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한 마리는 이미 삼켰고, 다른 한 마리는 입 안에 있었으며, 세 번째는 꼬리로 감고 있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 같았다”고 말했다.
콘서번시 팀은 부검 과정에서 사슴 발굽과 스라소니 발톱 등이 뱀의 위장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바르토셱은 “우리가 제거한 4만 파운드의 비단뱀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토착 야생동물이 필요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고 경고했다고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