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기반 병원에 가격 투명성 법 위반 여부 조사 착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제임스 우트마이어가 5월 30일 주내 병원들에 소환장을 발부하며 가격 투명성 법 위반 여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플로리다에 기반을 둔 병원들이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우트마이어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환자도 소비자이며, 그들은 투명성을 누릴 자격이 있다"며 "거대 의료 산업은 미국인들의 가장 취약한 순간에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우리는 환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법에 따라 병원이 가격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는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상업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번 소환장은 환자 요금, 정보 공개, 청구 관행, 가격 투명성 및 갑작스러운 청구 방지 조치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 “병원들, 백지수표 강요”

환자 권익 단체인 '환자권리옹호자닷오알지(PatientRightsAdvocate.org)'는 플로리다 내 병원들이 환자에게 가격을 숨기고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들은 가격을 숨기면서도 환자에게 치료를 받기 전 백지수표에 서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단체 설립자이자 회장인 신시아 에이. 피셔는 말했다. 이어 "가격이 숨겨진 한 병원은 원하는 대로 요금을 청구할 수 있었다. 이번 법무장관의 조치는 실제 가격을 사전에 공개해 환자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조사는 플로리다 주민을 병원의 약탈적 관행으로부터 보호하고, 과다 청구를 막으며, 청구서에 대한 책임을 지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가 2024년 가을 발표한 제7차 병원 가격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2000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플로리다 내 병원 중 연방 가격 투명성 규정을 완전히 준수한 곳은 29%에 불과했다. 이는 2024년 2월의 41%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조사 대상이 된 135개 병원 중 39개만이 완전한 준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명령 따른 조치

우트마이어 장관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격 투명성 관련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행정명령은 환자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전에 실제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병원과 보험사에 가격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격 투명성 행정명령을 실행하고 집행하라는 명령을 따르고 있다"고 우트마이어는 강조했다.

플로리다주는 '플로리다 건강 가격 찾기(Florida Health Price Finder)'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적인 의료 서비스 가격을 제공하고 있으나, 병원들이 개별 서비스 가격을 사전에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피셔는 "병원이 가격 정보를 숨김으로써 환자들은 가장 취약한 순간에 가격도 알지 못한 채 전적인 재정적 책임을 떠안게 된다"며, "플로리다 법은 가격과 같은 핵심 정보를 누락하는 행위를 불법적인 기만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들은 여전히 그런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