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5명 집단소송 제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의 한 폐쇄된 소녀 교정시설에서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거나 이에 저항한 소녀들이 감금과 보복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해당 시설에 수용됐던 당시 미성년자였던 여성 5명이 운영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 샌타로사 카운티에 있었던 '밀턴 소녀 소년원(Milton Girls Juvenile Residential Facility)'에서 시설 직원들로부터 반복적인 성폭력을 당했다. 성폭력을 거부하거나 신고하려 했던 소녀들은 '박스(Box)'라 불리는 콘크리트 감금방에 갇히기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감금방은 화장실과 세면대가 없는 좁은 공간으로, 직원들은 피해자들의 옷을 벗긴 채 이곳에 가두고 담요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소장은 전했다.

"박스는 성폭력 은폐 도구"...보복성 감금

소송에 따르면, 피해자 중 한 명은 자신을 4~5회 성폭행한 직원에게 2주 넘게 '박스'에 감금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시 시설을 운영한 민간위탁업체 '걸프 코스트 트리트먼트 센터(Gulf Coast Treatment Center)'와 모회사인 '유니버설 헬스 서비스(Universal Health Services)', 그리고 위탁관리 책임이 있었던 플로리다 청소년 사법국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크리스 클로츠 변호사는 맥클래치 뉴스에 "이번 소송은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실현뿐만 아니라, 위탁 청소년 보호 시스템 내 구조적 문제를 밝히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25년형 받은 의료기사...다른 직원도 아동학대 유죄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피해자 중 한 명은 전직 의료기사 어니스트 파커에게 10~2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파커는 2017년 성폭행 혐의 16건으로 기소돼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당시 총 9명의 소녀가 그를 고소했다.

소장에서는 파커가 야간 시간에 소녀들에게 책을 읽거나 색칠공부를 하게 해주며 친밀감을 조성한 뒤, 그들의 방에 들어가 손가락으로 성기를 침범했다고 적시했다. 파커는 피해자가 거부하거나 신고하려 하면 징계를 위협했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는 샤워 중 한 남성 직원이 따라 들어와 엉덩이와 어깨를 잡고 벽에 밀쳤고, 이에 저항하자 얼굴을 벽에 강하게 부딪혀 코뼈가 부러졌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다른 직원이 자신의 방에 침입해 손으로 입을 막고 속옷 안에 손을 넣는 사건도 겪었다고 주장했다.

<펜사콜라 뉴스 저널>에 따르면, 또 다른 전직 직원 섀넌 애벗은 2013년 한 소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아동학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성폭력 언급하자 전화 끊어"...침묵 강요와 보복

소송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가족과 통화 중 성폭력 피해를 언급하려 하면 관리자들이 전화를 끊는 식으로 외부 고발을 막았다. 피해 사실을 말하지 않은 소녀들에게는 특혜가 주어졌고,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감금이나 폭력을 당했다는 설명도 포함됐다.

클로츠 변호사는 맥클래치 뉴스에 "이 사건은 매우 심각하며, 전면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배심원 재판과 함께 위자료 및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소송에는 과실, 성폭행 은폐, 고의적 정신적 피해 유발 등의 혐의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