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57마일 달리며 19일 12시간 만에 대장정 마쳐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여성이 플로리다 트레일 1100마일(약 1770킬로미터)을 20일도 안 되는 기간에 완주하며 최단 시간 기록을 새로 썼다. 디애나 도언(27)이란 여성은 하루 평균 약 57마일을 달리거나 빠르게 걸으며 대장정을 마쳤다.

최근 <올랜도센티널>에 따르면 도언은 올해 2월 27일 플로리다 팬핸들의 걸프 아일랜즈 국립 해안에서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출발한 지 정확히 19일 12시간 13분 만에 플로리다 트레일의 북쪽 종점에 도착했다. 지친 몸과 정신에도 불구하고 도언은 지역 방송에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였다"라며 "20일 이내 완주라는 목표가 있었고, 그 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와 8000칼로리 식단

플로리다 트레일은 대부분의 장거리 하이커들이 두 달가량 걸리는 코스로, 남부의 빅 사이프러스 국립 보호구역에서 시작해 북부 걸프 아일랜즈 해안까지 이어진다. 도언은 이 험난한 코스를 무려 절반 이하의 기간에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도언의 도전에 함께한 스콧 앱셔는 "디애나가 8000칼로리의 비건 식단을 유지하면서도 근육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 쉐이크를 꾸준히 챙겼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디애나의 걸음 속도가 너무 빨라서 내 키 195센티미터인 보폭으로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라고 덧붙였다.

도언은 하루를 새벽 3시에 시작해 14시간에서 16시간가량을 걷고 달리는 일정을 반복했다. 이 엄청난 도전을 위해 그녀는 1년 전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트레일을 시작하기 1년 전부터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준비했다"라며 "하루 20마일에서 25마일을 책상 밑 러닝머신에서 걸었고, 주말마다 50마일씩 달렸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훈련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로, 한 달 동안 400마일에서 500마일을 뛰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논란 없는 순수한 기록

매체에 따르면 이번 기록은 2024년 시즌 헌터 라이닝거가 세운 기존 기록보다 이틀 빠른 것이다. 라이닝거의 경우 비가 많이 내려 일부 구간이 침수돼 80마일에서 90마일가량을 도로로 우회하며 논란이 일었으나, 도언은 "나는 오렌지색 블레이즈(트레일 표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갔다"라며 "트레일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원래 길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강조했다.

도언의 긍정적인 성격도 완주의 원동력이 됐다. 앱셔는 "디애나의 별명은 '스위트 D'인데, 그만큼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며 "고통스러웠을 텐데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도언은 자신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계획과 트레일에 대한 집착을 꼽았다. "1년 동안 플로리다 트레일에 집착하며 계획하고 훈련했다"고 밝힌 도언은 "1000마일짜리 FKT(최단 시간 기록)든 5킬로미터 레이스든 목표와 열정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 트레일은 남부 플로리다의 빅 사이프러스 국립 보호구역에서 시작해 오칼라 국립 숲을 지나 북쪽 걸프 아일랜즈 국립 해안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