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동성결혼 금지 폐지 1년 후 나온 결정… 한인교회 "결정 존중하지만 자율성 필요"

(뉴욕=미주뉴스앤조이) 양재영 기자 = 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 결혼 주례 여부를 전적으로 목사의 권한으로 인정했다.

교단 최고 법원인 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결정문 1516’에서, “결혼 예식 집례는 목회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개체 교회나 재단이사회는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2024년 총회를 통해 동성 결혼과 LGBTQ+ 성직자 안수 금지 조항이 폐지된 지 1년 만에 나왔다.

사법위원회는 “목사가 교회 건물을 예배나 결혼식 등 종교적 목적에 사용하려 할 경우, 재단이사회는 이를 막을 권한이 없다”며 “이는 동성 결혼을 위한 예식 역시 목사가 원하면 교회에서 집례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한인교회, 법적 결정 ‘존중’하지만 “신학적 자율성 지켜야”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내 한인 연합감리교회들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교회는 교단의 결정을 ‘법적으로 존중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받아들이는 한편, 목회 현장에서는 “신학적 해석과 문화적 감수성에 따른 자율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UMC소속 한인 목회자는 “판결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한인 교회는 전통적인 가족 가치와 성 윤리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며 “교회마다 현실적 적용에 있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의 부목회자는 “교인들 사이에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열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교단의 변화가 우리 교회 안에서도 대화와 이해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시도는 하나님 나라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신앙의 표현이자 변화”라고 덧붙였다.

‘자율과 존중’ 사이에서 균형 찾기

연합감리교회는 지난 몇 년간 동성애와 관련된 입장 차이로 인해 내부 분열을 겪었다.

2019년 보수파 중심의 교단 분리 움직임에 이어, 2024년 총회에서는 역사적으로 금지되어 왔던 LGBTQ+ 관련 조항들이 폐지되며 교단은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모든 지역 교회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기에는 아직 현실적인 간극이 크다.

특히 이민자 정체성과 전통적 신학을 중시하는 한인교회들은, 교단의 포용적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신학적, 목회적 맥락을 지키고자 한다.

실제로 일부 교회는 교단에 남되, 동성 결혼 주례나 LGBTQ+ 성직자 허용 여부에 대해 ‘현장 판단에 따른 신중한 결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사법위원회의 결정은 연합감리교회가 목회자의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판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한인교회를 비롯한 다문화 교회들에겐 이 결정이 또 다른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보 제휴 <미주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