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요즘 우리는 매우 재미있는 구경을 하고 있다. 사람 구경이다. 우리는 지금 인간 파노라마를 보고 있다. 평소라면 잘 볼 수 없었던 이 일이 탄핵국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물론 사람만이 아니라 권력과 법의 속성 역시 볼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재미있다.

특히 이번 대법원의 이재명 파기환송은 그야말로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조 희대라는 사람의 용기가 가상하다. 정말 미친 짓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아니 그것이 마치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우국충정의 산물인 것처럼 위장했다. 어쩌면 조 희대 본인조차도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그것이 맘몬의 위대함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다. 당연하다. 이들의 세계관은 보통 사람들의 세계관과 다르다. 가진 자들의 세계관은 철저하게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자들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라. 자유시장경제다. 그들은 시장의 자유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선이라고 확신한다. 자유시장경제의 본질은 자본의 자유이고 그것은 맘몬이 지배하는 세상의 초석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느 정도 부자들의 세계관과 가난한 자들의 세계관 사이의 어느 곳을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가진 자들은 철저하게 돈과 권력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그것의 본질은 “이기심”이다.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체제는 이기심을 선이라 주장한다. 모두가 이기적인 인간이기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균형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곧 정의를 이룬다는 사고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맘몬, 돈인 바 그것이 바로 성서에서 말하는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의 맘몬이다.

그 사실을 가장 잘 보여준 자들이 바로 윤석열 일가다. 그의 가족 모두가 철저하게 돈에 미친 자들이다. 최근 그 가족이 운영하는 노인요양원의 실체가 밝혀졌다. 그들은 각종 불법을 자행하며 돈을 버는 일에 몰두한다. 법과 권력은 그들에게 돈벌이 수단의 전제조건으로서 선결과제다. 그들은 그 과제를 해결하고 마침내 마구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는데 그만 탄핵을 당하고 만 것이다.

최상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경제부총리가 환율이 마구 올라가는 시점에 미국 채권을 구입할 수 있는가.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국가의 위기는 자신에게 기회다. 환율이 마구 올라가는 시점에 달러로 된 미국 국채를 사면 환율이 올라갈수록 이익이다. 도덕적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맘몬은 이기심이 선이라는 주장을 멈추지 않는다. 아마도 최상목은 그렇게 돈을 버는 것도 자신의 자녀를 잘 교육시켜서 국가의 인재를 만듦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이기심이라는 것은 인간의 전능한 자기합리화의 능력과 짝을 이루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빈부격차를 문제 삼고,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만 실제 자신의 삶에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하며 사는 이들은 없다. 모두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자리에 도달하기 위해 아낌없이 이기심을 발휘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 문형배 판사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헌법재판관을 위한 청문회에서 재산이 다른 사람에 비해 적다는 질문을 받고 다른 사람들의 평균 자산과 비교하면 자신의 재산은 너무 많고, 그것을 평균에 맞추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런 그의 사고 형성 과정에는 대아고등학교의 교육이 있고, 그 고등학교의 설립자인 김 장하 선생이 있다. 김장하 선생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고, 성공하여 은혜를 갚으려는 수혜자들에게 자신에게 은혜를 갚으려 하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고 가르쳤다. 문 형배 판사의 사고는 그런 김장하 선생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탄핵의 과정에서 그가 얼마나 모욕을 당하고, 공격을 당했는가.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결과적으로 그의 청렴함과 다른 사람을 위하는 삶의 가치관을 드러냈다. 그의 삶이 이기심을 선으로 주장하는 세상의 가치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김장하 선생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김장하 선생의 가치관의 완성판이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은 어렵지 않다. 작아지는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자아를 부풀려 커지라고 속삭이지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끊임없이 작아지라고 말한다. 세상의 가치관이 우리가 본 것처럼 돈과 권력에 경도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돈이 주는 쾌락을 인간의 이기심이 마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일 수 있다면 세상이 주장하는 것들을 무너뜨릴 수 있고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이것이 복음이고, 복음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려는 노력을 할 때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정치가를 잘 뽑아야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이 될 때 좋은 세상이 된다.

나는 어제도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의 친구가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드리고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을 한다는 사살에 대해 들었다. 심지어 목사의 자녀인 다른 친구도 그에게 기도부탁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 친구가 인생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그런 믿음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나는 매일 새벽기도를 하고 하나님 없이 살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가 핵심이다.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을 가지고 모든 삶이 그 가치관을 따를 때 비로소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음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을 가지는 것이다. 믿음이 좋다는 것은 여하히 모든 삶을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에 따라 살아가느냐의 문제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처럼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주장하는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이 정말 그렇게 살 수 있는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한 덕수의 변은 그야말로 유치찬란하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치닫고 있으면서 그것이 우국충정의 발로라는 것이 아닌가. 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모든 이들이 그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도 명백하지 않은가.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그들이 따르고 있는 세계관을 보라는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돌아서서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가치관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에 따라 사는 사람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주인인 사람이 사는 방식이며, 돈이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희망이 정치가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에게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며 누구보다 먼저 나 자신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에 따르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를 부인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작아지는 길을 걸을 수 있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세상과 하나님 나라의 이 극렬한 대조를 볼 수 있는 은혜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