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보다 4만7000달러 더 벌어야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의 일반 서민들에게 주택 소유가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집값 상승이 구매자의 재정 능력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Realtor.com)이 5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미국 주택의 중간 매물 가격은 43만1250달러였다. 이 가격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이 최소 11만4000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 분석은 구매자가 20%의 계약금을 내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로 나머지를 대출받으며, 주거비용이 총 소득의 30%를 넘지 않는다는 조건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는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주택 구매력 기준이다.

현재 기준으로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연소득은 6년 전보다 4만7000달러가 더 많다. 2019년 당시 미국의 주택 중간 매물 가격은 31만4950달러였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는 약 4.1%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 평균 금리는 6.76%에 달했다.

2022년 5월 이후, 중간가 주택을 구매하기 위한 연소득이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넘은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수준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참고로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 기준으로 2023년 미국 가구의 중간 소득은 약 8만600달러이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뉴욕, 보스턴 등 주요 도시에서는 중간가 주택을 사기 위해 연 2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며,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산호세에서는 무려 37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팬데믹 기간 초저금리로 집값 급등…거품 꺼진 후 매물 증가

팬데믹 당시 초저금리는 주택 시장을 과열시키며 치열한 입찰 경쟁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주택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미국 주택 시장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기존 주택 거래량은 최근 30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25년 3월 거래량은 2022년 11월 이후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집값 상승세가 완화되고 매물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월 기준 기존 주택 중간 거래가격은 전년 대비 2.7% 상승한 40만3700달러로 3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상승률은 팬데믹 이후 가장 낮았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4월 신규 매물의 중간가는 전년 대비 0.3% 상승하는 데 그쳤고, 전체 매물 수는 1년 전보다 30.6% 증가했다. 샌디에이고, 산호세, 워싱턴DC에서는 매물이 67.6%에서 70.1%까지 급증했다.

주택 구매 희망자들에게 더 좋은 소식은 전체 매물의 18%는 가격을 인하했다는 점이다.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헤일은 "매도자들이 가격에 더 유연해지고 있으며, 높은 금리가 수요를 억제하고 있지만 시장은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며 "재정 준비가 된 구매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