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과실에 유가족 손해배상 청구 제한한 현행법 폐기될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가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일명 '프리 킬(free kill)' 법을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1일 <올랜도센티널>이 보도했다. 이 법은 일부 유가족이 의료 과실로 인해 가족을 잃었더라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왔다.

매체에 따르면 주 상원은 1일 해당 법을 폐지하는 법안을 찬성 33표, 반대 4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미 하원을 통과했으며,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서명을 남겨두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 클레이 야버러 상원의원은 "이 법은 부당하며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결혼 여부·자녀 유무 따라 달라지는 법적 권리

1990년에 제정된 현행법은, 만 25세 이상이면서 미혼이고 25세 미만 자녀가 없는 사람이 의료 과실로 사망할 경우, 유가족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적 손실 보상만으로는 변호사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어 실질적으로 소송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브레바드 카운티 출신의 활동가 로렌 코르니옌코는 "입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2023년 어머니가 부실한 의료로 사망했지만, 소송을 제기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

손해배상 상한선 도입 논쟁…1백만 달러 제한안 부결

매체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상원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의료계 및 기업계는 손해배상액 상한선 도입을 요구했고, 상원은 5월 1일 100만 달러 한도 제안을 근소한 표 차로 부결시켰다.

공화당 소속의 게일 해럴 상원의원은 "상한선이 있어야 의사를 유지하고 유치할 수 있다"며 "플로리다는 전국에서 의료 과실 보험료가 가장 높은 주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상한선 도입이 인간 생명에 가격을 매기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또 의료 과실 관련 부당 사망 소송은 전체 과실 소송 중에서도 극히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플로리다 의료 과실 소송 제도는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최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