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및 소방관 등 25피트 이내 접근 금지, 1월부터 체포 이뤄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한 '헤일로 법(Halo Law)'에 따라 최소 11명이 이미 체포돼 일부는 기소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은 사건 현장에서 경찰, 소방관, 구급대원 등에게 25피트(약 7.6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며, 위반 시 경고 이후에도 물러서지 않으면 경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

법의 핵심 조항은 응급 대응자에게 "실질적인 정신적 고통을 주고 정당한 목적이 없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프레시 테이크 플로리다(Fresh Take Florida)는 30일 몇몇 체포 사례를 보도했다. 우선 법 시행 첫날인 1월 1일 새벽 1시, 베이 카운티 보안관실은 카틀린 저스티스(29)를 헤일로 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그녀는 파나마시티비치의 한 바에서 남편이 체포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보안관은 그녀에게 물러나라고만 한 뒤 수갑을 채웠다. 저스티스는 법 시행 사실을 알지 못했고, 경찰이 25피트 거리 규정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월 10일 그녀의 혐의를 기각했다.​

1월 25일, 산타로사 카운티에서는 케일럽 프리즈(19)가 친구 집에서 벌어진 싸움 중 여자친구가 폭행당한 사실을 경찰에 묻다가 체포됐다. 경찰은 그가 여러 차례 물러나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5~10피트 거리에서 소리를 질렀다고 보고했다. 프리즈는 6월 27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게인스빌에서는 애드리 니콜 데이(46)가 소음 민원 조사 중인 경찰에게 "내가 왜 나가야지? 나는 내 권리를 알아"라고 말하며 물러나기를 거부해 체포됐다. 검찰은 그녀에게 마약 소지 및 비폭력 저항 혐의를 적용했고, 그녀는 최근 4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브로워드 카운티의 다니아비치에서는 앤젤 모랄레스(35)가 2월 교통 단속 중인 경찰에게 접근했다. 경찰은 25피트 밖에 머물라고 경고했지만 모랄레스는 "당신 다치고 싶어?"는 말을 해 체포됐다. 그는 헤일로 법 위반 및 비폭력 저항 혐의로 10일 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헤일로 법은 논란이 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반대 측은 이 법이 시민의 표현의 자유와 시위를 억압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반면, 찬성 측은 응급대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헤일로 법은 경찰이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주변인의 휴대폰을 법 위반 증거로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게인즈빌의 변호사 맷 랜즈먼은 "이 법은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경찰 감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타로사 카운티 보안관실의 수석 변호사 제니퍼 로저스는 경찰이 25피트 규정을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법은 "구두 경고 후" 체포가 가능하다고만 명시하고 있다.​

플로리다 ACLU는 이 법이 경찰의 과잉 진압을 감시하는 시민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이 규정한 '감정적 고통'이나 '합법적 목적' 등의 용어가 모호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시민이 10피트 거리에서 촬영한 영상이 결정적 증거가 되었던 점을 들어 이 법이 유사한 상황에서 경찰의 불법 행위를 은폐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공공안전 로비 단체 '플로리다 스마트 정의 연맹'의 대표 바니 비숍은 "이 법은 반경찰 성향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매우 효과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휴대폰 줌 기능으로 (상황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데 25피트 이내로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헤일로 법은 2024년 4월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서명으로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