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교수 스콧 예노르, 정치적 압박 속 사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일하는 여성을 비하했던 보수 성향의 정치학자 스콧 예노르가 논란 끝에 웨스트 플로리다 대학교(UWF) 이사회에서 전격 사퇴했다.

예노르는 9일 마사 선더스 UWF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의 사퇴 배경으로 "플로리다 상원 내 일부 집단의 반대"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UWF 이사직은 주 상원의 인준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예노르의 인준안은 상원에 회부되기도 전에 그의 사퇴가 결정됐다. 같은 날 플로리다 상원은 UWF 이사회 의장을 인간·기계 인식 연구소 이사회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조치는 사실상 예노어를 겨냥한 것이었다.

지역구에 UWF가 포함된 도넬 게이츠 상원 윤리·선거 위원장(공화당, 나이스빌)은 10일 <플로리다뉴스서비스>에서 예노르의 사퇴를 두고 적절하다며 "예노르의 사퇴가 그를 이사로 임명한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지역의 주지사 지지자들 간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게 했다"고 말했다

예노르는 사퇴 서한에서 디샌티스가 주도한 고등교육 개혁을 "국가 모델"이라 치켜세우며, "애국적인 개혁자들은 고등교육의 다른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시 주립대 교수인 예노르는 지난 1월 디샌티스의 임명으로 받아 UWF 이사로 임명된 뒤 곧바로 이사회 의장에 선출됐다. 그러나 여성의 고등교육에 대한 그의 회의적인 시각과 일련의 발언이 표면으로 떠오르며 논란이 됐다.

예노르는 클레어몬트 연구소 산하 '미국적 삶의 방식 센터' 소속으로, 미국 보수주의를 옹호하는 인물이다. 예노르는 "일하는 여성은 필요 이상으로 약(피임약 등)을 복용하고, 간섭적이며, 논쟁적이다"고 발언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노르는 2021년 10월 31일 올랜도에서 열린 전국 보수주의 연례 컨퍼런스(National Conservatism Conference)에서 페미니즘(성평등주의)이 미국 사회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노르는 여성이 직업을 갖기 보다는 전업주부로 살면서 많은 자녀들을 낳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노르는 "젊은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다는 '여성적 목표'를 갖도록 하기 위해 존경스럽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분야에 여성들을 채용하는 대신 남성들을 유능하게 만들어 더 많은 채용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의대, 법대, 모든 직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컨퍼런스 특별 연사로는 테드 크루즈, 조시 할리 그리고 현 미 국무장관인 마르코 루비오 등 미국의 유명 공화당 출신 연방상원의원들이 참여한 바 있다.

한편 디샌티스는 2월 예노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100% 지지한다"며 그를 "우리가 대학에 필요로 하는 개혁의 챔피언"이라 치켜세운 바 있다. 또 전직 주의원이자 현재 연방 하원의원인 랜디 파인이 예노르를 "편견주의자"이자 "여성혐오자"라 비난하자, 디샌티스는 "매우 빈약한 비판"이라 일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