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축제’, 커뮤니티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남부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우리의 목소리: 말의 축제(Our Voices: Festival of Words)’가 열린다. 단순한 문학 행사가 아니다. 시인이자 교육자인 다리우스 도트리가 창립한 이 축제는 문해력 향상과 문학적 표현을 통해 지역 사회를 연결하고 치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도트리는 초등학교 시절 겪은 개인적 상처를 글쓰기로 치유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40년간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 활동에 헌신해왔다. 그는 “8살 때, 조용하고 외로운 아이였던 나를 알아본 선생님이 공책을 건네주며 내 감정을 적어보라고 권유한 일이 인생을 바꿨다”고 회상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말의 축제’는 도트리가 창립한 예술단체 ‘아트 프리베일즈 프로젝트(Art Prevails Project)’ 주최로 열리며, 26일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도서관 및 문화센터와 인접한 사무엘 드레보 공원에서 무료 메인 행사가 열린다.

행사에서는 알라바마 주 시인 애슐리 M. 존스의 낭독, NAACP 이미지 어워드를 수상한 애니메이션 ‘Peanut Headz’ 상영, 도서 나눔, 스토리텔링, 워크숍, 어린이 마을 등이 진행된다. 브로워드 커뮤니티 재단 대표 제니퍼 오플래너리 앤더슨은 이 행사를 “예술이 공동체를 치유하고 통합하는 강력한 사례”라고 평했다.

삶을 바꾼 문학과 힙합

도트리는 중학교 시절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문학에 눈을 떴고, 같은 시기 힙합 듀오 에릭 B & 라킴의 랩 가사에 감명받았다. 그는 “두 장르 모두 언어를 통해 변화를 이끄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플로리다대에서 금융과 창작글쓰기를 전공하고 교직에 들어섰다.

교육자로서 도트리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예술가로서의 나보다 교육자로서 공동체에 기여하는 내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이슨 테일러 재단 산하 블루애플 시 네트워크, 브로워드 예술센터에서의 연극 연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브로워드 예술센터의 잰 굿하트 부사장은 도트리를 “관객과 깊이 공감하는 스토리텔러”라고 평가했다.

도트리는 축제를 자신의 고향 근처에서 여는 이유에 대해 “이 지역 학교들의 문해력은 매우 낮고, 책이 거의 없는 가정이 많다”며 “가정에 책이 들어가야 아이들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립학교에 자녀가 없더라도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은 모두의 책임"... 변화하는 언어, 진정한 포용 위한 노력

그는 또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영혼에 닿을 수는 없다”며 “진정성 있는 표현 능력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도트리는 최근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Inclusion)’을 묶은 약어 ‘DEI’가 오히려 부정적으로 쓰이고 있는 현상을 우려하며, “단어를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면, 그 가치를 부정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아는 길”이라며, 무지를 인정할 줄 아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행사 정보

Lit Lounge 오프닝 리셉션: 4월 24일 오후 7시, 디스티네이션 시스트렁 문화센터. 입장료 25달러.

An Evening With… 문학의 밤: 4월 25일 오후 7시~9시, 브로워드 메인 도서관 비엔스 갤러리. 무료.

말의 축제 메인 행사: 4월 26일 오전 11시~오후 5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도서관 및 사무엘 드레보 공원. 무료. 도서 나눔, 어린이 프로그램, 시 낭독, 영화 상영, 푸드트럭 운영 등.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OurVoicesFes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