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지원 프로그램, 2025년 말 예산 소진 예정… 대규모 퇴거 사태 우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전역에서 약 6만 가구가 연방 정부의 '긴급 주거 바우처(EHV)' 프로그램 예산 고갈로 인해 퇴거 위기에 처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도입했으며, 노숙자, 가정폭력 피해자, 인신매매 피해자 등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주택 임대료 상승과 예산 소진으로 인해 2025년 말까지 지원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지난 3월 6일 지방 공공주택기관(PHA)에 보낸 서한에서 "추가 예산 지원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 남은 예산으로 2025년 말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라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수만 가구가 다시 거리로 내몰리거나, 가정폭력 등 위험한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예산 정책 분석가 소냐 아코스타는 AP뉴스에 "이 프로그램이 중단되면 그동안 이룬 모든 진전이 무너질 것"이라며, "그 피해는 5만9000여 가구에 달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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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소진의 원인과 정치적 난관

EHV 프로그램은 당초 50억 달러의 예산으로 2030년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예산 소진 속도가 빨라졌다. 예를 들어, 샌디에이고 지역의 경우 평균 월 임대료 지원액이 팬데믹 초기 870달러에서 현재 1400달러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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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은 프로그램 연장을 위해 8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하고 있지만, 연방 지출 삭감을 추진하는 공화당이 다수당인 현재 의회에서 예산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다니리스 에스피날은 가정폭력과 노숙을 피해 EHV 프로그램을 통해 2023년 새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녀는 "이 집에서 나의 가치를 되찾고, 평화를 얻었으며, 정체성을 재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다시 퇴거 위기에 놓였다

에스피날은 현재 월 3000달러 이상의 임대료를 지원받고 있으며, 만약 바우처가 중단된다면 이를 감당할 수 없어 다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대책

전국 저소득층 주거 연합(NLIHC)의 김 존슨 정책 매니저는 "의회에서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일반 주거 바우처 프로그램(섹션 8)으로 전환되기 어렵고, 지방 정부도 대체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EHV 프로그램 수혜자 중 1만5000여 명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퇴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예산 확보 없이는 대규모 노숙자 증가와 사회적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