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채팅방 확인…민주당 "즉각 해임해야" 압박 vs. 백악관은 "기밀 아냐" 반박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피트 헥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3월 공습 계획을 가족을 포함한 사적 채팅방에서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밀 정보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4월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헥세스 장관이 디펜스 팀 허들(Defense Team Huddle)이라는 이름의 시그널(Signal) 채팅방을 만들어, 아내 제니퍼 헥세스, 동생 필 헥세스 등 13명과 함께 예멘 공습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시그널은 일반 상업용 메신저로, 국가 안보 기밀이나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승인된 수단이 아니다.

이 채팅방에는 공습 시간과 무기 체계 등 작전 수행과 직결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앞서 문제가 됐던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 간의 첫 번째 시그널 채팅방에서 공유된 내용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월츠가 주도한 첫 채팅방에서 헥세스 장관이 작전 정보를 공유한 사실이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포함되면서 외부에 알려진 바 있다. 당시 헥세스는 해당 정보가 기밀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복수의 전·현직 관리들은 공습 직전의 작전 정보는 당연히 기밀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AP통신, 2025.4.21).

백악관은 이번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전직 불만 세력의 주장"이라며 "기밀 정보는 공유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부대변인 애나 켈리는 성명을 통해 "언론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X 계정에 "헥세스가 미국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임하지 않는 것은 약함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국방부 내부 파장…측근 해임 및 감찰 조사 확대

이 사건은 국방부 내 인사 지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헥세스 장관의 핵심 참모 3명이 조사를 이유로 국방부에서 퇴출당했고, 전직 국방부 대변인 존 울리엇도 사직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국방부 감찰관에게 이번 두 번째 시그널 채팅방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민주당 소속 잭 리드 상원의원은 헥세스 장관이 "미군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정보 유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밀 유출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기밀 정보 처리 관행과 권력 내부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