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온 '검은 국수'가 세대를 초월한 한국인의 음식이 되기까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최근 남녀노소,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겨 먹는 짜장면을 소개했다. 신문은 짜장면의 뿌리부터 한국에서 짜장면의 유포 역사, 맛, 조리법까지 설명했다. 아래는 신문이 소개한 짜장면에 대한 기사를 요약한 것이다.

한국인의 추억이 담긴 짜장면 한 그릇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진한 짭짤달콤한 소스에 푹 잠긴 쫄깃한 밀가루 면발, 고소한 삼겹살이 어우러진 짜장면은 미국의 배달 피자만큼이나 친숙한 존재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기는 이 요리는 이민자들의 손에서 탄생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진화해왔다.

짜장면의 뿌리는 중국 자장미엔(炸酱面)이다. 20세기 초 인천에 정착한 중국 이주 노동자들이 만든 이 요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달고 풍부한 맛으로 발전했다. 짜장면의 맛을 표현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짭짤달콤'이다. 한국어로 감칠맛을 뜻하는 '감칠맛'이라는 표현도 빠지지 않는다.

뉴저지 포트 리에 있는 '동보성'의 김기창 셰프는 짜장면의 깊은 맛을 위해 양파를 갈색으로 익히고 삼겹살 기름을 천천히 우려내 소스의 기본을 만든다. 그의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방식이다. 여기에 발효된 검은 콩장 '춘장'을 삼겹살 기름에 볶아 쓴맛을 날리고, 이를 그레이비 형태로 풀어 면에 얹으면 감칠맛이 폭발하는 소스가 완성된다.

춘장은 고추장이나 된장처럼 널리 알려진 재료는 아니지만, 짜장면에서는 주인공이다. 춘장은 중국의 천면장과 비슷한 풍미를 가지고 있어 북경오리의 풍미를 떠올리게 한다. 검은콩, 소금, 밀가루, 캐러멜로 만들어진 이 장은 짜장면을 완성하는 핵심이다.

짜장면을 제대로 만들려면 센 불에 충분한 돼지기름이 필요하다. 그래야 춘장의 쓴맛이 사라지고, 단맛과 고소함이 살아난다. 김기창 셰프는 10년 동안 짜장면을 만들어 왔고, 그의 아버지는 무려 40년 동안 같은 방법으로 이 요리를 다듬어 왔다.

깊은 풍미를 더하는 작은 비법들

짜장면 전문점에서는 기본적으로 춘장을 더 얹어 내고, 생양파와 노란 단무지를 곁들인다. 여기에 식초와 고춧가루를 함께 내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식초를 면에 넣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 한국 엄마의 지혜와 100가지 가족 레시피'의 저자 사라 안은 "식초 몇 방울과 고춧가루 약간이 짜장면의 풍미를 더 균형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비법은 그녀의 어머니 남순 씨에게 배운 것으로,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자 많은 한국인들이 놀랐다.

기존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약간의 변화를 주면 짜장면도 새롭게 다가온다. 필자의 어머니 진 씨는 물과 전분으로 만든 전통적인 농도 조절법 대신 간 감자를 사용해 소스를 걸쭉하게 만든다. 감자의 흙내음이 양배추, 양파, 감자의 구수한 풍미와 어우러져 삼겹살 기름의 풍미를 더욱 돋운다.

면발은 짜장면의 또 다른 핵심이다. 쫄깃하고 탄력 있는 생짜장면을 찾을 수 있다면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생면이 없다면 라면이나 우동 같은 밀가루 면도 훌륭한 대체재다.

맨해튼 미드타운의 '상하이몽'을 운영하는 토라 이는 삶은 면을 찬물에 헹궈 전분기를 제거한 뒤, 다시 삶은 물에 잠깐 데쳐 따뜻하게 만든다. 이는 평생 간직할 만한 요리 팁이다.

짜장면 한 그릇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가족의 추억이자 친구와 나누는 즐거움이며, 이민의 역사까지 담긴 문화적 유산이다. 짜장면을 통해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소박하지만 깊은 맛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짜장면의 진정한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