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재산세 폐지 신호탄, 주 하원의장은 소비세 감면 주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026년 재산세 완전 폐지를 목표로, 첫 단계로 주택 소유자에게 1000달러의 재산세 환급을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올해 주지사의 첫 주요 감세안으로 주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플로리다 하원의장 다니엘 페레즈와의 감세 주도권 다툼 와중에 나온 이번 제안은, 플로리다 주민 다수가 올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31일 <올랜도센티널>에 따르면 페레즈 하원의장은 소비세율을 현재 6%에서 5.25%로 낮추자는 방안을 내놨고, 디샌티스는 재산세 감면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안 모두 50억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환급안은 의회 승인 시 12월에 지급될 예정이며, 디샌티스는 이 제도가 약 510만 명의 주택 소유자들에게 평균 1000달러가량의 세금 감면 효과를 줄 것이라고 추산했다. 예를 들어 세금 평가액이 30만달러인 올랜도의 한 주택 소유자는 약 900달러(19%)의 세금 절감 효과를 보게 된다.

다만 환급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디샌티스는 최종 목표가 재산세 완전 폐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와 브라질 관광객들이 주 재정을 보조해 플로리다 주민들이 세금을 덜 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레즈는 디샌티스 제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소비세 감면안이 "플로리다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의장 벤 앨브리튼은 양측 제안 모두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단발성 감세를 중심으로 하되 장기적 감세 가능성도 검토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디샌티스는 소비세 감면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재산세 감면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 재산세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강조했다.

지방정부에 세수 손실, 재산세 폐지 논란

디샌티스는 재산세 환급 재원을 주정부 예산에서 충당할 수 있다고 했으며, 주 예산이 충분한 예비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샌티스는 유권자가 재산세 폐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이 안은 2026년 주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며, 통과를 위해선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재산세 수입의 상당 부분은 지방정부, 특히 교육 예산에 쓰이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플로리다정책연구소는 재산세 폐지가 지방정부, 학교, 특별지구에 연간 500억달러 이상의 세수 손실을 초래하며 경찰·소방 등 필수 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오렌지 카운티 세무서장 스콧 랜돌프는 재산세보다도 치솟는 주택 보험료가 주민 부담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지난 10년간 주택 보험사들의 횡포를 막지 못한 정부의 실패를 감추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