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지원 여부 불투명… 시설 부족에 주정부 직접 대응 나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주정부가 불법 체류 이민자를 위한 임시 수용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사항이나 연방정부의 지원 여부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방안은 구금 시설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으며, 향후 플로리다의 이민 정책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안은 지난주 열린 '주 이민 단속 위원회(State Immigration Enforcement Council)' 회의에서 처음 공식화됐다. 다만 벤 올브리튼 플로리다 상원의장과 다니엘 페레즈 하원의장은 이번 주까지도 관련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원의장 대변인은 이메일에서 "이 계획이 주정부 예산을 필요로 하는지, 입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페레즈 하원의장은 기자들에게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모르지만, 구금 시설 확충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결국 우리도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산티스 주지사와 플로리다 주정부는 연방정부와 협력해 불법 체류자를 식별하고 구금하는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 보안관들은 구금 시설 부족 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플로리다 내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 구금 시설 중 하나인 마이애미의 크롬 노스 수용소는 이미 과밀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보안관들은 구금된 이민자를 48시간 내에 ICE 사무소로 이송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연방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 주정부는 자체적으로 임시 시설 설치를 검토하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임시 수용소 설치로 추가 수용 능력 확보해야"

회의에서 그레이디 저드 폴크 카운티 보안관이자 위원회 의장은 "주정부가 추가 구금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임시 수용소를 설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래리 키프 주 이민 단속 위원회 책임자는 케빈 거스리 플로리다 재난관리국장이 이번 계획을 주도하며 연방정부와의 협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키프는 "거스리는 고압적인 비상 상황에서도 사람과 물자를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데 능숙하다"라고 평가하며 "임시 시설이든, 영구 시설이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머물고, 먹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계획이 본격화되면 플로리다 방위군이 보안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키프는 "방위군이 보안 문제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플로리다 재난관리국은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고 있으며, 플로리다 방위군 대변인은 "이 계획은 재난관리국의 제안이기 때문에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계획의 구체성 부족,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이번 임시 수용소 설치 계획은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크다. 수용소가 어디에 설치될지, 수용 인원은 얼마나 될지, 플로리다 납세자들에게 어떤 재정적 부담이 돌아갈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연방정부의 지원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드 보안관은 인터뷰에서 "거스리 국장과 플로리다 방위군 존 하스 사령관 모두 주택 및 수송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어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라고 말했다. 하스 사령관은 플로리다 방위군을 총괄하며 드산티스 주지사의 고위 군사 고문 역할도 맡고 있다.

플로리다 주정부가 이민자 구금을 위한 임시 수용소 설치라는 초강수를 둘지, 그리고 이 계획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