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관광객 감소 우려에도 예약·요금 상승세 뚜렷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중앙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가 관광 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숙박세 수입에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2024-25 회계연도 첫 다섯 달 동안 약 1억6230만 달러가 걷히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0만 달러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숙박세 수입 3억5900만 달러 역시 사상 최대였지만, 올해는 그 속도를 이미 뛰어넘고 있다.

필 다이아몬드 오렌지카운티 감사관은 이메일에서 "2월 한 달 동안만 3550만 달러를 거두며 월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오렌지카운티는 숙박세로 호텔과 단기 임대 숙소 이용객에게 6%를 부과하고 있다.

관광 업계는 올여름 새 테마파크 '에픽 유니버스' 개장 이후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미 예상보다 빠른 호황이 나타났다. 5월 22일 문을 여는 '에픽 유니버스'는 슈퍼 마리오, 드래곤 길들이기, 해리포터 등 인기 콘텐츠를 테마로 한 대규모 테마파크다.

"올해 초부터 관광 호조가 나타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필 다이아몬드 감사관은 말했다.

국제 정세 불안 속에서도 '관광 강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정책과 미국 전통 동맹국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특히 캐나다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랜도 시장 버디 다이어는 "캐나다 관광객 수가 약간 줄어든 것은 맞지만, 올랜도는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다. 올해와 내년에도 강한 관광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비짓 올랜도의 카산드라 마테이 대표 역시 "최근 몇 주 사이 캐나다발 여행 수요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미국 달러 강세, 캐나다 경제 둔화, 최근 관세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멕시코 등 다른 국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 다변화를 통해 지역 경제를 탄탄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박세 호황에는 대형 이벤트의 영향도 컸다. 오렌지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메가콘'은 18만 명을 끌어모았고, 냉난방 공조 업계 박람회인 'AHR 엑스포'는 4만3000명이 참가했다.

호텔 예약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월과 5월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으며, 평균 일일 숙박 요금은 225.50달러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오렌지카운티의 관광세는 과거 컨벤션 센터 확장, 캠핑 월드 스타디움 업그레이드, KIA 센터 건설 등 주요 프로젝트에 활용돼 왔다. 이번 세수 호황으로 잭슨빌 재규어스가 2027년 시즌 동안 올랜도에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요청한 1000만 달러 지원 등 새로운 사업 추진 여력도 생겼다.

오렌지카운티 제리 데밍스 시장은 "관광세 예비금이 4억2700만 달러로 건전한 상태다. 경기 둔화가 오더라도 계획된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 있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불안이 단기적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