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이 가져온 최신 수술 방식…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수술용 로봇이 빠르게 의료 현장에 도입되면서 회복 기간을 줄이고 정밀도를 높이는 등의 장점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높은 비용과 제한적인 활용 범위, 충분하지 않은 훈련 체계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로봇 수술은 매우 작은 절개를 이용하는 최소 침습 수술 기술이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FAU)의 아브라함 벨리존 교수는 지역 미디어 연터뷰에서 "카메라와 소형 기구를 이용해 복부를 크게 열지 않고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술용 로봇은 보통 네 개의 팔을 가지고 있으며, 세 개는 수술 기구를, 하나는 카메라를 다룬다. 의사는 콘솔에 앉아 손 조작으로 로봇을 제어하며, 보조 의료진이 환자 옆에서 보조 작업을 수행한다. "콘솔은 일종의 오큘러스 헤드셋처럼 3D와 4K 화면을 제공한다"고 브라우어드 헬스 메디컬 센터의 스콧 조던이 설명했다.

수술 시야는 육안보다 약 10배 확대되며, 미세한 손 떨림까지 제거되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환자들은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하며,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 등 기존에 고위험군이었던 환자들에게도 유리하다. "환자들이 더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고, 입원 기간도 줄어든다"고 벨리존은 말했다.

로봇 수술 훈련에는 인공지능이 활용되어 외과의사의 숙련도를 평가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인튜이티브의 다빈치 로봇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비싼 장비, 제한된 보험, 숙련도 편차

로봇 수술 장비는 매우 고가다. 다빈치 로봇은 대당 150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에 달하며, 일회용 기구도 기존 복강경보다 비싸다. 하지만 "환자가 더 빨리 퇴원하고 ICU 및 병원 체류 기간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비용이 절감된다"고 톰 응우옌 박사는 설명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여전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보장에 소극적이다. 심장 외과의 하시모토 마코토 박사는 "보험 적용이 안 돼 수술이 연기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숙련된 의사를 확보하는 일이다. 로봇 수술에는 공식적인 인증 프로그램이 없으며, 병원과 의사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 있다. "인튜이티브 다빈치의 훈련 모듈은 있지만, 외과 전문의 협회에서 공식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레이먼드는 말했다. 환자들은 수술 동의서에 로봇 사용을 허락하지만, 의사의 숙련도에 대해 따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조던은 "수술 중 검체(specimen)를 꺼내기 위해 절개를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개복 수술을 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과거 수술로 인해 흉터 조직이 많은 환자는 로봇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

사고와 한계, 그리고 미래 가능성

로봇 수술에도 사고는 존재한다. 2022년, 다이앤 콜레티는 로봇 보조 자궁 적출술 도중 장 천공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유족은 2025년 2월 12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유족 측 변호사 사무엘 야파는 "로봇 수술은 실제 촉감이 없어 압력이나 장력 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험이 쌓이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수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복잡한 수술 이력이 원인이었다"고 변호인 앤드루 야파는 설명했다.

로봇 수술은 여전히 성장 중인 분야다. 하시모토 교수는 "2024년 전 세계 로봇 수술은 약 300만 건이었고, 이 중 심장 수술은 1만3000건으로 약 0.5%였다"고 밝혔다. AI가 수술 중 잘못된 절차를 인지해 경고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며, 원격 로봇 수술로 뛰어난 외과 의사가 다른 지역 환자들을 수술하는 미래도 기대된다.

응우예은 "하시모토 박사 같은 심장외과 의사가 세계 어디서든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