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최일도 목사 기금 모금에 협력…존 로스 목사 후손에게 감사패도 전달

에딘버러 뉴톤교회 전경(사진: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욕=미주뉴스앤조) 양재영 기자 = 최초의 한글 번역 성경을 출판한 존 로스 목사(1842-1915)를 파송한 교회가 한국 목회자에 의해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일반인에게 매각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 출신의 선교사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이다.

존 로스 목사를 선교사로 파송했지만 일반인에게 매각되기도 했던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뉴톤교회가 오는 4월 2일 오후 7시 재헌당식을 갖는다.

뉴톤교회는 1882년 중국 심양에서 최초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한글로 번역한 존 로스 목사를 선교사로 파송한 교회로 알려져 있다.

뉴톤교회는 출석교인이 없어 건물이 일반인에게 매각되었는데, 이 소식을 접한 예장통합 출신의 박준수 목사(Dr. David Junsoo Park)가 매입해 재헌당을 할 수 있게 됐다.

매입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매입 비용이 한화로 약 3억6천만원 정도였는데 계약이 임박한 시점에 6,000만원 정도가 부족해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초대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인 김동호 목사가 협력해 잔금을 치루고 매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동호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에딘버러 뉴튼교회’ 헌당식을 축하하고 축복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목사는 “역사적인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매각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목회자의 소식을 후배인 최일도 목사로부터 전해듣고 모금을 시작했다”며 “감사하게도 모금이 순조롭게 되어 잔금을 치루고 새로운 교회의 헌당식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처음으로 번역해 준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에 대한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예배에 존 로스 목사님의 후손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가 있는데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호 목사는 이번 모금에 참여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전했다.

김 목사는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분들이 선교회로 보내주시는 귀한 헌금들이 모여 도랑물이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이 강물이 되어 바다로 흘러가며 많은 생명들을 살려내는 기적을 보게 되었다”며 “우리를 살렸던 에딘버러 뉴튼교회가 우리의 귀한 헌금과 후원으로 되살아나 스코틀랜드를 살리고 축복하는 교회가 되기를 축복하며 기도한다”고 전했다.


존 로스 목사(좌)와 최초의 한글 번역 성경

에딘버러 뉴톤교회(Newton Presbyterian Church John Ross Memorial)의 담임인 박준수 목사는 이번 헌당식을 위해 수고한 김동호 목사와 에스겔선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박 목사는 “존 낙스의 장로교 본산지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에 1747년에 세워져서 내려운 뉴톤교회의 예배가 멈춰졌었다”며 “재헌당식을 시작으로 예배가 다시 시작하게 됨에 김동호 목사의 특별한 기도와 에스겔선교회의 헌신적인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존 로스 목사의 한글 성경 번역은 조선 땅에 하나님의 도성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이었다고 평했다.

박 목사는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에게 도달하는 수단'"이라며 “존 로스가 조선인 번역자들과 함께 만든 한글 성경은 단지 지식 전달의 텍스트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담은 살아있는 말씀의 통로이며, 하나님의 은혜가 조선 민족에게 접근하는 구체적이고 육화된 언어의 수단”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존 로스의 번역은 단순한 언어 작업이 아니라, 조선 땅에 하나님의 도성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이라며 “성경 번역은 하나님의 도성이 도래하는 신학적 사건이자, 하나님의 도성이 조선 땅에 착륙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선교사였던 존 로스 목사는 의주 청년들의 도움으로 1882년 한글성경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와 ‘예수성교 요한복음젼서’을 완성했다. 이후 1887년 8권의 신약선경 번역이 완료되어 한국으로 전달되었는데, 이 성경이 최초의 한국어 성경이다.

존 로스 목사는 1900년 은퇴하여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로 돌어와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 대한 책을 저술했으며, 1915년 사망해 에딘버러에 묻혔다. (본보 제휴 <미주뉴스앤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