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약 넘는 방안 모색"… 전문가들 "법적 근거 없어" 일제히 반박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상 제한을 넘어서 3선에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농담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기자들에게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3선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일종의 4선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2020년 선거는 완전히 조작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게 패배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지금 당장 3선을 논의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헌법 제22차 수정조항은 한 사람이 대통령에 두 번 이상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4번 연속 당선된 이후인 1951년에 도입됐다. 트럼프의 발언은 법적으로 위헌 소지가 있으며, 그가 이를 실제로 추진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그의 권력 유지 욕구를 반영하는 이례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뉴욕 하원의원 대니얼 골드먼은 성명을 통해 "이는 트럼프가 정부를 장악하고 민주주의를 해체하려는 명백한 시도에서 또 다른 단계로 나아간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헌법을 존중한다면 3선 시도에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라"라고 촉구했다.

지지층과 측근들의 '재출마' 요구

극우 성향의 팟캐스트 '워룸(War Room)'을 운영하는 트럼프 전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지난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우리는 트럼프를 2028년에 원한다"라고 주장했다.

위스콘신 주의 30세 전직 법무 보조원 카일라 톰슨은 "미국에는 트럼프가 필요하다"며 "그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학자인 제러미 폴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트럼프가 3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선거법 전문가 데릭 뮬러 노트르담대 교수도 "헌법상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은 부통령에도 출마할 수 없다"며, "대통령 임기 제한을 피할 수 있는 꼼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NBC 기자 크리스틴 웰커가 부통령인 제이디 밴스가 대통령직에 출마한 뒤 다시 트럼프에게 자리를 넘기는 시나리오를 묻자, 트럼프는 "그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답하면서도 "다른 방법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다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계속해서 트럼프는 본인이 미국 역사상 최고 인기의 공화당 대통령이라고 주장했지만, 갤럽 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최고 47%로 나타났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90%를 기록했고, 그의 부친 조지 H.W. 부시도 1991년 걸프전 직후 89%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장기 집권에 대해 농담조로 언급한 적이 있으며, 1월 공화당 하원 워크숍에서는 "내가 또 출마할 수 있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