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비용 상승, 국민이 피해본다"... 소셜미디어에선 반발 확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발해 캐나다 정부가 플로리다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광고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관세는 성실한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주요 표적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경합 주들이다.

캐나다 외교부 대변인 존 밥콕은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미국 대중이 관세의 실질적인 영향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라며 "연료, 식료품 등 필수 소비재의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세미놀 카운티 윈터스프링스의 한 주유소 인근에 설치된 전광판을 본 지역 주민 제임스 커티스는 이 메시지에 공감했다. 수영장 정비 업체를 운영 중인 그는 장비와 화학약품 가격이 오르면서 여름까지 고객 요금이 월 10달러가량 인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세가 비용 절감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지금은 관세 전쟁이다.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도 부과한다"라고 말했다.

수영장 및 스파 업계를 대표하는 '풀 앤드 핫텁 얼라이언스(Pool & Hot Tub Alliance)'는 새로 도입된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자재에 대한 관세가 업계에 "중대하고 직접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적 반발과 미묘한 외교 메시지

이 같은 광고 캠페인은 모든 주민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해당 광고를 "외국 정부가 미국을 분열시키려는 선전"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이런 간판은 즉시 철거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 소셜 게시글에 "단기적인 고통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관세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통증이 있을까? 아마도, 또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그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밥콕 대변인은 광고판 설치 수나 캠페인 예산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광고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총 12개 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는 대선 승패를 가를 주요 경합주를 중심으로 배치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캐나다 외무장관 멜라니 졸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해야 한다"라며 "국회의원과 상원의원에게 연락해 관세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다른 광고 메시지에는 "관세는 당신의 식료품 계산서에 붙는 세금", "주유소에서 부과되는 세금" 등의 문구도 포함됐다.

이번 광고 캠페인은 단순한 외교적 항의 수준을 넘어, 직접적인 여론전을 통해 미국 내 정책 형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전략적 시도로 분석된다. 캐나다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외교·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