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명령 건수 두 배로 늘어날 수도… 이민자 커뮤니티에 파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플로리다 오렌지카운티 내 약 1만 명의 이민자에게 추방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제리 데밍스 오렌지카운티 시장은 지난달 25일 카운티 위원회 회의에서 "ICE가 카운티 셰리프국에 전달한 '원시 데이터'에 따르면, 약 1만 명에 대해 추방 명령이 발부됐다"라고 밝혔다. 셰리프국 대변인 미셸 귀도도 해당 수치를 확인했지만, "정확성은 ICE만이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데밍스 시장은 ICE 측이 추방 명령 건수가 향후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수치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플로리다 중부에서 확인된 이민자 체포•추방 사례가 적었던 것과 대비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교정국 루이스 퀴뇨네스 국장은 2024년 한 해 동안 ICE 요청으로 구금된 수감자가 약 1000명이며, 이 중 444명은 주정부 차원의 범죄 혐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2025년 들어서도 3개월 만에 626명이 ICE 요청에 따라 구금됐고, 이 중 240명은 주범죄 혐의가 없었다.

ICE가 발부한 '디테이너'(구금 요청서)는 범죄 혐의가 아닌 이민법 위반 의심만으로도 발부되며, 구체적인 체포 사유나 혐의 입증 없이도 효력이 있다.

반발 커지는 지역 사회… 오렌지 카운티, ICE 협정 통과

이날 위원회 회의에는 이민자 옹호 단체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해 ICE와의 협력 협정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희망커뮤니티센터 대표 펠리페 소우사-라자발렛은 "이 협정은 지역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공포를 준다"라고 말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 존 배리는 "내가 변호하는 대부분의 아동 이민자들은 학대•유기•방임의 피해자이며, 일부는 합법적 체류 지위를 받으려는 미취학 아동"이라며 "이들이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추방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데밍스 시장은 옹호자들의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우리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협정이 사실상 의무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협정을 거부할 경우 오렌지카운티는 플로리다 67개 카운티 중 유일한 불응 카운티가 되며, 주 및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복지 프로그램 예산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카운티 위원회는 찬성 5표, 반대 2표로 ICE 협조 협정을 승인했다. 니콜 윌슨, 켈리 셈래드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셈래드 위원은 "협정이 카운티에 끼칠 재정적•법적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다음 달 회의에서 추가 토론을 요청했다.

이민자 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으며, 일부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방 정부에 이민 단속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단속 책임자였던 톰 호먼과 함께한 사라소타 연설에서 "지방정부는 법적으로 ICE와 협력해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해임될 수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