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부담 최대 6억5700만 달러 예상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의회가 연방 식량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그 부담을 각 주 정부로 떠넘기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플로리다주에서는 약 290만 명의 저소득 주민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하원 농업위원회는 예산 조정 절차의 일환으로, '보충 영양지원 프로그램(SNAP)'에서 약 2300억 달러를 삭감하고, 이를 통해 미국 상위 1% 부유층에 대한 1조 달러 규모의 감세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은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초당파 연구기관 '예산 및 정책 우선순위 센터(CBPP)' 분석을 통해 알려졌다.

플로리다 의회 민주당 소속 안나 에스카마니(올랜도) 주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연방 자금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플로리다에서 이번 예산 삭감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 주 재정의 약 3분의 1이 연방 자금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카마니 의원은 "이 문제는 방 안의 코끼리와 같다"며 "공화당은 DOGE(암호화폐 도지코인을 뜻하는 듯)에 열광하며 이를 모방하려 하지만, 주민에게 미칠 실제 영향은 외면하고 있다. 이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플로리다 경제분석국장 에이미 베이커는 "워싱턴 D.C.에서 구체적인 정보가 거의 전달되지 않아 현재로선 예산 삭감이 식량지원 혜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녀는 "팀의 예측에 따르면, 2026년에는 29억 달러, 2027년에는 70억 달러의 주 예산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시점이 바로 SNAP 삭감이 시작될 시기다.

플로리다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주 정부가 SNAP 비용의 10%를 부담하게 될 경우 플로리다는 최대 6억5700만 달러를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세금 인상, 다른 주 정부 프로그램 예산 삭감, SNAP 수혜 수준 하향, 혹은 자격 요건 강화 등의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사다프 나이트 플로리다정책연구소 대표는 "플로리다는 원래부터 사회안전망이 부족해 주민들이 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회에서 논의 중인 예산 삭감안이 현실화되면 아이들과 성인 모두의 식량 불안정 문제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