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 증오 발언, 경찰 출동해 저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올랜도 지역의 여러 교회들이 최근 반LGBTQ+ 성향의 시위자들로 인해 예배가 중단되는 사건을 겪으며 충격에 휩싸였다. 시위자들은 예배중인 교회 안으로 침입해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등 교회 구성원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지난 3월 9일 조이 메트로폴리탄 미니스트리 교회에서는 시위자들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와 "죄악의 회당"(synagogue of sin)이라 외치며 다수 LGBTQ+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교회 예배를 방해했다. 이 교회의 목사 테리 스티드 피어스는 <채널9>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안전한 공간에 직접 들어와 증오를 퍼부었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게이 목사가 이끄는 또 다른 교회인 브로드웨이 유나이티드 감리교회도 시위의 대상이 됐다. 두 교회 모두 예배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경찰 출신 보안요원을 고용했다.

조직화된 혐오 캠페인… 반LGBTQ 사건 2년 사이 2배 증가

GLAAD(전국 LGBTQ 인권단체)에 따르면, 반LGBTQ 사건은 최근 2년 사이 2배로 증가해 2023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100건 이상이 보고됐다.

브로드웨이 유나이티드의 러싱 킴벌 목사는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대통령으로 만들어 당신 같은 사람들을 없애고, 교회를 '깨어 있는 아젠다'로부터 되찾겠다"는 위협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3월 16일, 오리건에서 온 커플이 킴벌 목사의 교회 밖에서 "낙태는 살인이다", "동성애는 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이들은 킴벌 목사가 메이크업을 하고 프라이드 행사에서 설교한 영상을 보고 시위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올랜도 주민 모리스 프라이스와 그의 가족도 지난 11월, 교회 앞에서 "회개하라 아니면 멸망하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 성소수자 혐오 설교 영상을 올리고 있으며, 그 영상은 수천 회 이상 조회됐다. 그의 아내는 이메일에서 "단순히 항의가 아닌, 예수의 이름으로 이 교회들을 폐쇄하러 간다"고 밝혔다.

3월 9일 아침 킴벌 목사는 예배 전에 리먼트 리바이벌 아웃리치 센터(Remnant Revival Outreach Center)의 구성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교회 앞에서 기도하며 무언가를 내쫓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경찰을 불렀다.

이 단체는 이후 조이 메트로폴리탄 교회로 자리를 옮겨, 예배에 참여하는 척하다가 어린이 설교 시간에 "죄악의 회당!"이라 외치며 방해했다. 이에 교회 측은 음악을 틀어 시위자의 목소리를 묻었고, 시위자들은 무력 충돌 없이 퇴장했다.

"증오가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조이 메트로폴리탄 교회는 2016년 펄스 나이트클럽 총격 사건 이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장소가 되었던 곳이다. 피어스 목사는 "일부 가족이 아이들과 함께 참석하지 않았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센트럴 플로리다 플레지(Central Florida Pledge)라는 지역 단체는 예배 당일 7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교회 외곽에 '보호의 원'을 형성하며 안전한 예배를 지원했다. 이 단체는 제1장로교회와 함께 앞으로 두 달간 교회에 경찰 보안을 제공하기로 했다.

킴벌 목사는 최근 몇 달 동안 겪은 공격이 전례 없다고 느끼고 있다. "전에는 없던 새로운 수준의 분노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수요일 저녁 교회 입구에 서 있던 중 한 남성이 여자에게 "여기는 호모 교회야"라고 말하고 지나갔고, 누군가는 교회 간판에 침을 뱉는 장면도 목격됐다.

브로드웨이 유나이티드 교회의 신자 발 모블리는 "이토록 잔인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기독교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러싱 목사는 이웃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런 시위를 모두가 혐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