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시즌 확산 가능성 …백신 추가 접종 해야 하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홍역은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질병 중 하나다. 현재 미국 내 홍역 사례는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 들어 250건 이상 발생했다.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 보고된 285건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플로리다에서도 2년 연속 홍역이 발생했다. 올해는 마이애미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해에는 웨스턴의 한 초등학교에서 7건, 브로워드 카운티 지역에서 2건이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봄•여름 여행 시즌이 다가오면서 홍역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임신부는 추가 접종 금해야

대부분의 경우,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을 두 차례 맞으면 평생 면역을 유지할 수 있어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의 2회 접종 일정은 1989년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일부는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1963~1968년 사이 백신 접종자의 경우, 당시 사용된 '사멸 백신(killed vaccine)'이 충분한 면역을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백신은 약화된 홍역 바이러스를 포함한 '생백신(live vaccine)'이다.

1968~1989년 사이 백신 접종자의 경우, 이 시기에 한 차례만 접종했다면 면역 효과가 93%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홍역이 유행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추가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1957년 이전 출생자의 경우, 이 시기의 대부분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홍역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아 면역이 형성되어 있을 것으로 간주된다. 감염 후 얻은 면역이 가장 강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병원 근무자나 홍역이 유행하는 지역으로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과 임신부는 추가 접종을 하면 안 된다. 생백신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홍역에 감염되면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도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혈액 검사로 확인 가능… 양성도 추가 접종 고려해야

자신이 홍역 면역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티터 테스트(titer test)'를 통해 혈액 내 홍역 항체 수치를 측정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병원, CVS 미닛클리닉과 같은 소매 의료 시설, 지역 보건소에서 검사가 가능하다.

만약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과거 백신 접종이나 감염을 통해 면역이 형성된 상태다. 음성이라면 면역력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검사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감염병 전문의인 레슬리 디아즈 박사는 "티터 테스트 결과가 양성이면 어느 정도 면역이 있다는 뜻이지만, 면역 수준이 충분한지는 알 수 없다"며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도 추가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역은 매우 전염성이 높아, 감염된 한 명이 평균적으로 15명에게 전파할 수 있다. 홍역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전신으로 퍼진다.

홍역 감염 후 증상은 10~14일 내에 나타나며,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기침,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결막염(눈이 충혈되고 가려움)과 함께 발진이 생긴다.

CDC에 따르면, 홍역에 걸린 비접종자 중 5명 중 1명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20명 중 1명은 폐렴으로 발전하고, 1000명 중 1명은 뇌염(뇌 부종)에 걸릴 위험이 있다.
백신을 맞으면 2주 후부터 완전한 면역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