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현행법 유지 결정… 마조리 스톤맨 고교 총격 사건 여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하원이 21세 미만의 소총 구매를 금지한 법을 철회하려는 시도를 세 번째로 추진하고 있다.

과거 두 차례의 입법 회기에서 유사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캐슬린 패시도모 상원의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올해는 총기 권리 옹호 단체들이 더욱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 의회 지도부, 법원 판결, 그리고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속적인 지지가 그 배경이다.

플로리다의 총기 구매 연령 제한은 2018년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도입됐다. 당시 19세였던 범인은 약 1년 전 합법적으로 구입한 AR-15 스타일 소총을 사용해 학생과 교사 17명을 살해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학교 총격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됐다. 당시 플로리다 주의회 회기 중이었으며, 희생자 가족들은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총기 및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종합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당시 주지사였던 릭 스콧이 서명해 법으로 제정됐다.

전미총기협회(NRA)는 이 법안에 반대하며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연방법은 이미 21세 미만의 개인이 권총을 구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장총 구매 연령 제한까지 확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가족 선물 등 18세 이상이면 총기 소지 가능

플로리다의 법은 총기 판매업자나 제조업자가 21세 미만의 개인에게 총기를 판매하거나 양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18세 이상이라면 총기를 다른 방법으로 합법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으로부터 선물 받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법 집행 기관 요원, 교정 시설 직원, 군 복무자는 예외적으로 18세부터 소총을 구입할 수 있다. 여기서 군 복무자는 미군 현역, 플로리다 주방위군, 미군 예비군 등을 포함한다.

NRA는 2018년 법이 제정된 직후 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법이 수정헌법 2조(총기 소지권)와 수정헌법 14조(평등 보호 조항)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3년 연방 항소법원은 플로리다의 법이 역사적 총기 규제와 일치한다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지난 15일 항소법원은 다시 한번 21세 미만의 총기 구매 제한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총기 폭력 연구소의 다니엘 웹스터 연구원은 총기 폭력 가해자는 젊은 남성이 많으며, 특히 18세에서 정점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웹스터는 "남성의 전두엽 피질(판단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약 25세가 되어야 완전히 발달한다"라먼서 “이는 폭력 범죄의 연령 분포를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FBI의 범죄 데이터에 따르면,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되는 연령대는 18세에서 가장 많고, 이후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제임스 우트마이어 주 법무장관은 플로리다의 연령 제한 조항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사건이 연방대법원으로 올라가면, 전임 법무장관 애슐리 무디와 달리 이 법을 변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