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주택 구매 어려운 수준 유지 가능성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가 6.63%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주택 구매 여건을 어렵게 만들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미국 모기지 업체 프레디 맥에 따르면 올해 1월 중순 7.04%에서 7주 연속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6.63%로 떨어지면서 2024년 12월 1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6.88%)보다 낮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2021년 1월 기록한 사상 최저 금리(2.65%)의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15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 역시 이번 주 평균 5.79%로 떨어지며 지난주의 5.94%에서 소폭 하락했다.

모기지 금리는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특히 국채 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1월 중순 4.79%에서 점차 하락해 6일 기준 4.30%까지 내려가면서 모기지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인플레이션 우려 증폭

모기지 금리 하락은 주택 구매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지만, 앞으로의 방향은 불확실하다.

리얼터닷컴(Realtor.co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엘 버너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모기지 금리가 크게 낮아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 관세 정책도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수입품 가격을 높여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국채 수익률 상승과 함께 모기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방향도 모기지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준은 경제 성장 둔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수를 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 판매 감소, 대출 신청은 급증

모기지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택 판매는 여전히 저조하다. 지난 1월 미국 기존 주택 판매는 금리와 집값 부담으로 인해 감소했다.

향후 주택 판매를 예측하는 지표인 '잠정 주택 판매(Pending Home Sales)'도 1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앞으로도 주택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기지 대출 신청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20.4% 증가했으며, 재융자 신청도 37% 급증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증가하는 봄 시즌을 앞두고 금리가 일정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일부 구매자들이 시장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주택 매물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고, 미국 주요 도시(오스틴, 댈러스, 탬파 등)에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주택 구매 수요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

레드핀(Redfi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문제이지만, 이제는 경제마저 둔화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이 두 가지 요인이 결합하면서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 진입을 더욱 망설이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