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총기 사고" 주장… 검찰 "정확한 조준 사격" 반박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탬파에서 두 자녀를 총으로 쏴 한 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지난주 배심원단은 제메인 라반다 배스(32)에 대해 살인, 살인 미수, 아동 학대 등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스는 5세 딸 제일라 배스를 살해하고, 8세 아들 제메인을 심각하게 부상 입혔다. 두 아이는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의 재판은 나흘 동안 진행됐지만, 배스와 그의 아내(아이들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증언하지 않았다. 그러나 3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탬파베이 <폭스13>이 촬영한 법정 영상에 따르면, 배스의 아내 셜리 배스는 증언대에서 말을 잇지 못하며 몸을 떨었다.

사건은 2022년 8월 29일 밤 10시30분경 발생했다. 배스 가족이 살던 탬파 북부 헤리티지 클럽 드라이브 타운홈 인근에서 이웃 주민이 총성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직후, 셜리 배스가 전화를 넘겨받아 다급하게 구급차를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보안관들은 배스가 피 흘리는 아들을 안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는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리고 위층 침실에서는 5세 딸이 머리에 세 차례 총을 맞고 숨져 있었다.

수사관들은 부부의 침실 서랍에서 탄창이 빠진 글록 권총을 발견했다. 법의학 감식 결과, 해당 총기에서 배스의 DNA와 함께 그의 아들 DNA도 검출됐다. 검찰 측은 이것이 'DNA 전이(간접 접촉으로 인한 유전자 전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스는 사건 당일 경찰에 "탄창을 빼려다 실수로 방아쇠를 당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이들의 총상 위치를 근거로 "정확하고 의도적인 사격"이라고 반박했다.

선고 공판에서 배스는 다시 한번 총격이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을 담당한 사만다 워드 판사는 "당신이 말하는 '사고'가, 자녀들의 죽음을 의미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는데, 배스는 "그렇다"고 답하자, 판사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 살인 혐의 아버지에 분노

제일라의 어머니 셜리 배스는 딸과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 어떤 형량도 이 고통을 덜어줄 수도, 딸을 되돌려 놓을 수도 없다. 이건 너무도 가혹한 현실이다"랏고 슬픔을 토로했다.

아이들의 삼촌 리처드 로메오는 배스를 향해 "겁쟁이"이자 "패배자"라고 비난하며, 가능한 가장 무거운 형량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수감복을 입고 수갑을 찬 채 선고 공판에 참석한 배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 힘들었다고 언급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나는 좋은 사람이었다. 가족이 항상 최상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배스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