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체가 가장 큰 타격...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이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경 지역의 소규모 사업체와 수입업체들이 이미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으며, 수입량을 대폭 줄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소비자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한편, 자동차 산업과 국내 제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우려에 대해 "그것은 신화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일부 경제 분석에서는 강한 달러화가 비용 증가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모델은 이번 조치가 결국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세금 인상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는 트럼프의 발표를 앞두고 이미 가격이 오르고 있었으며, 앞으로 더 큰 혼란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가격 급등 가능성

멕시코 농산물 유통업체인 '체임벌린 디스트리뷰팅'은 매년 약 500만 상자의 농산물을 애리조나주 노갈레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대표 하이메 체임벌린은 4일부터 모든 수입 농산물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문제는 수입업체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을 경우다. 체임벌린은 "우리가 농부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1~2주뿐"이라며 "멕시코 내수 시장에서 모두 팔 수도 없고, 토마토, 피망, 오이, 콩, 호박 등의 신선 농산물이 창고나 밭에서 썩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업계 전반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결국 미국 내 농산물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매업체들은 올해 1월부터 이미 가격 상승을 예상하며 대비해왔다. 일부 레스토랑은 유통기한이 긴 제품을 미리 비축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고기나 과일처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식재료는 저장이 어렵다.

로스앤젤레스와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멕시코 음식점을 운영하는 라울 루이스는 "행사 케이터링을 할 때도 몇 달 뒤의 가격을 예측할 수 없어 고객에게 확정된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레스토랑에서는 이미 가격이 기재되지 않은 메뉴판을 사용하고 있다. 시장 가격이 변동할 때마다 즉각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점포를 폐쇄하는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에 가격 부담 전가 불가피... 건설업계도 비상

미국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의 라미로 카바소스 CEO는 소규모 사업체들이 이번 관세 조치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은 대기업처럼 운영 자금이 많지 않다. 결국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애리조나-멕시코 위원회의 대변인 바네사 닐슨은 애리조나주의 멕시코와의 교역 규모가 200억 달러에 이른다며, 이번 조치가 국경 지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최소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는 건축 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영세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히스패닉 건설위원회의 조지 카리요 CEO는 "소규모 건설업체들은 대기업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낮은 이윤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다. 가격을 올리거나,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과 같은 건설 자재는 일정 부분 미리 확보할 수 있지만, 공간과 자금이 한정적이어서 장기적으로는 프로젝트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국경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물가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