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올해 최대 낙폭 기록... 물가 2% 가까이 상승할 듯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월가가 크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일 뉴욕 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105포인트(1.8%) 하락한 5850으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 급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1.5% 떨어졌다.

또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새로운 경제 지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1분기에 연율 기준 2.8%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2월 초까지 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미국 내 물가를 다시 끌어올려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에서도 미국 가계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2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 컨설팅 회사 deVere Group의 최고경영자(CEO) 나이젤 그린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로 미국 내 물가가 1.1~1.4% 상승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로 0.7% 더 오를 것"이라며 "이로 인해 생활 필수품 가격이 상승하고, 기업 이익이 감소하며, 결국 소비자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CBS 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향후 1년간 경제 전망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으며, 경제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더 많았다. 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이 연방정부 인력 감축 등 다른 이슈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경제 성장 해법 될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고, 정부 재정을 강화하며, 외국 정부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첫 번째 임기 동안 중국산 제품 대부분과 태양광 패널, 세탁기, 철강, 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했지만, 당시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미국 내 공장 일자리 회복에 큰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에 추진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첫 번째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무역 분석가 윌리엄 라인쉬는 "트럼프 1기 때는 소비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용 제품을 주로 타깃으로 삼았다"며 "당시에는 월마트 매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피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배려 없이 전방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Y-파르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이번 관세가 극단적으로 적용될 경우 경기 침체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결국 소비 지출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규모 공무원 감축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