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스프링스 주민, 병 걸린 후 건물 수리 미룬 아파트 고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집 천장이나 벽 안에 핀 곰팡이가 파킨슨 병을 유발했다며 제기한 소송이 관심을 끌고 있다.

<덴버포스트>는 27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가족이 임대 아파트의 곰팡이에 노출되어 파킨슨 병 등 질환이 발생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낸 사례를 보도했다. 신문은 엘패소 카운티 법원에 제기된 2022년 소송을 토대로 했다.

원고인 스티브 로크는 2015년에 자신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새 주거지로 이사한 지 6개월 만이었다. 당시 로크와 그의 아내 린다 킬리스, 어린 아들은 콜로라도 스프링스 소재 아파트 단지인 시그니처 앳 프로몬토리 포인트로 이사했다. 그로부터 몇개월도 되지 않아 로크는 비정상적인 걸음걸이와 신체 떨림을 경험했고, 이내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감지했다.

또한 당시 5살이었던 아들은 아파트에 거주한 후 운동 및 언어 틱 장애 증상을 보였고 천식 진단을 받았다. 아내 킬리스는 기억 상실, 체온 조절 장애 및 여러 화학 물질에 대한 민감성을 경험했다.

수년 동안 가족은 과도한 누수로 인해 집 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할 때까지 이러한 건강 문제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몰랐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건물 피해를 수리하던 계약업체는 아파트의 천장, 바닥, 벽에서 상당한 양의 곰팡이를 발견했다.

로크는 자신의 파킨슨병 진단과 가족의 건강 이상이 곰팡이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에 소송을 결심했다. 또한 자신의 병이 유전적인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을 시행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2023년에 소송을 맡은 앨런 벨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미국 역사상 파킨슨병이 곰팡이 노출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며 “혈액 검사와 뇌 스캔, 소변 검사 등 모든 것으로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 판결은 이달에 나올 예정이다.

벨 변호사는 부동산 관리 회사인 그리피스 블레싱과 브라운 시그니처 LLC가 누수 사실을 알고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 가족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우리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로크는 여러 올림픽 종목의 미국 운영을 총괄하며 수년 간 미국 트라이애슬론(철인삼종경기), 미국 수상 스키, 미국 필드하키의 대표를 역임한 활동가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킨슨병 증상 때문에 말하기도 어려워 그의 아내인 킬리스가 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의사소통을 해야했다. 킬리스는 자신과 남편이 좋아하던 직업을 그만둬야 했고 온 가족이 어려운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일로 인해 우리 삶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라고 말했다.

킬리스는 집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후 킬리스는 부동산 관리업체에서 곰팡이 검사를 제공하지 않았고, 지속적인 누수 발생에도 예산 때문에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킬리스는 스스로 곰팡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고, 곰팡이 독소가 남편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운동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파킨슨병을 환경 독소와 연관시키고, 최근에는 파킨슨병의 증상을 곰팡이와 연관시키기도 했다.

로크와 그의 가족은 곰팡이 존재를 확인하는 제3자 검사를 의뢰했고, 실험실 검사 결과 로크의 소변에서 곰팡이 부산물이 배설되어 그가 곰팡이 독성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킨슨병 발생 원인은?

2006년부터 럿거스 대학교에서 식물 생물학 및 병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조안 베넷은 파킨슨병이 환경 독소와 연관이 있다고 믿는 연구가 중 하나이다. 그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을 들며 곰팡이와 파킨슨병의 잠재적 연관성에 긍정을 표했다.

베넷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했을 때 뉴올리언스의 툴레인 대학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집이 침수되어 곰팡이로 가득 찼다. 베넷은 곰팡이 샘플을 수집하고 연구하던 중 심한 몸살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베넷은 자신이 경험한 증상과 곰팡이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고자 연구에 들어갔고 버섯 알코올로 알려진 곰팡이의 유기 화합물이 파리의 운동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 물질이 도파민을 다루는 두 개의 유전자를 공격하여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베넷은 “파킨슨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이러한 휘발성 물질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것이 (파리가 아닌) 포유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연구가 완료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베넷은 쥐나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위해 여러 차례 연구비를 지원받으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파킨슨병은 떨림, 운동 기능 장애, 팔다리 경직, 보행 및 균형 문제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과학자들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