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전입 열기 식어... 집값 상승과 허리케인도 한 몫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코로나19 기간에 뉴욕 주민과 다른 도시 밀집 지역 주민들은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 낮은 세금, 햇살, 친근한 비즈니스 환경의 플로리다주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았다. 오랫동안 주 인구가 급증한 주된 이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규 이주자와 타주로 떠나는 인구가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풀서비스 이사업체인 아틀라스 밴라인(Atlas Van Lines)은 3년 만에 처음으로 플로리다를 '인바운드(전입) 주'에서 '아웃바운드(전출) 주'로 재분류하여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이사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전입 이사가 전출 이사보다 55%에서 45%까지 많았다. 이 회사는 인구 전출 이유로 극심한 날씨와 생활비 상승, 구직 그리고 가족들과 가까이 지내기 위한 것이라고 꼽았다.

회사의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인 로렌 피에코스는 지역 미디어에 “플로리다는 살기 좋은 곳, 특히 주택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제는 주택 구입 비용이 가장 비싼 주 중 하나가 됐고 평균 주택 보험이 전국 평균의 4배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이사차 임대업체인 유홀(U-Haul)은 2024년에 살림을 옮긴 고객 중 50.4%가 신규 유입자이고 나머지 49.6%가 주를 떠난 것으로 집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플로리다에 이주해온 고객이 가장 많이 정착한 곳은 남쪽이 아닌 오칼라, 키시미, 파나마시티, 레이크랜드 등 북쪽 지역이란 점이다. 팜비치에서 마이애미를 아우르는 사우스플로리다는 주거비가 다른 곳에 비해 높은 곳이다.

플로리다 상공회의소 재단은 이러한 추세가 우려스러운 정책 문제라고 지적하며 2023년 유입 인구가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며 이러한 추세가 정책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4년 이주 보고서 기준으로 2023년에 63만 7000명이 플로리다주로 이주한 반면, 떠난 인구는 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51만 1000명이다. 가장 많이 떠난 연령대는 20~29세로 주로 일자리 문제로 떠났다.

그럼에도 플로리다는 아직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 중 하나이며 현재 인구수는 2330만 명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더 나은 일자리, 더 높은 임금, 더 합리적인 주거 비용을 원하는 젊은 주민들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한 문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코로나19, 허리케인, 재정적 압박 등이 인구 이동 요인

한편 사우스플로리다 지역의 비즈니스 관련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이동에 대해 이미 예상된 일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마이애미부동산중개업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게이 코로라톤은 다른 주에서 플로리다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2022년에 48만 8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2023년에는 42만 4000명으로, 2024년에는 다시 39만 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라톤은 이러한 감소가 예상됐던 일이며, 팬데믹 시기에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로 인해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인구 유입이 조정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코로라톤은 북동부, 중서부, 캘리포니아 같은 지역으로부터의 여전히 생활비가 저렴한 선벨트 주들로 이동하는 추세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센테니얼 은행의 플로리다지부장인 데이비드 드루이는 코로나19가 사람들을 플로리다로 이주하게 만든 반면, 두 번의 허리케인은 인구 전출을 이끌어 전입과 전출이 엇비슷해졌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및 법률 전문가들은 남부플로리다의 전반적인 생활비 상승과 집 값 상승으로 일부 주민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디지리 그랜트는 플로리다에서도 남쪽으로 내려갈 수록 주택 값이 비싸다며 ”사우스 플로리다에 있는 자산을 팔면 노스캐롤라이나나 텍사스 같은 주에서 더 큰 집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한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애미 부동산 중개인 무역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구매를 꺼려 남부 플로리다의 고급 부동산 거래가 타격을 입었고 거래 건수와 가치가 감소했다.

이 단체는 이번 주에 발표된 보고서에서 외국인 주택 구매자들은 작년에 31억 달러 상당의 남부 플로리다 부동산 4000채를 인수했는데, 이는 2023년에 51억 달러에 달하는 6200건의 거래에서 감소한 수치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달러 강세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