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체포 600건 이하로 감소… 강경 단속 불구 목표 달성 어려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을 위한 ‘전시 작전’에 돌입했지만,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기관 전반에 걸쳐 불법 이민자 색출을 지시했으며,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원해 "수천 명의 요원"이 이민 단속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에는 수백 명의 군대를 배치했으며, 이민자를 수송하는 군용기까지 동원해 멀리 인도까지 이송하고 있다.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도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하는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ICE 체포 건수는 지난달 트럼프 취임 초기 하루 평균 800건에서 이달 13일까지 600건 이하로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 이상 하루 체포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월 단위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목표치인 하루 1200~1500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ICE 인력 부족•과로로 차질… 공화당 1750억 투입 추진

ICE 고위 관계자 2명이 성과 부족을 이유로 이번 주 직위 해제되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결과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제이슨 하우저 전 ICE 비서실장은 "이민 단속보다는 보여주기식 행보가 많다"라며 "기존에 마약•무기•인신매매 수사를 하던 연방 요원들이 불법 체류자 체포에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ICE는 트럼프 취임 전부터 대규모 체포 작전을 준비했으나, 초기 목표 대상이 이미 체포되면서 새로운 단속 대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ICE 요원들은 주 6~7일 근무하며 추가 근무를 강요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상은 약속됐지만 인력 충원 없이는 지속적인 단속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은 ICE 인력 확충과 구금 시설 확대를 위해 17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 예산은 ICE 요원 급여 인상, 이민 판사 및 지원 인력 확충, 국경 장벽 건설, 추가 수용 시설 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ICE는 기존 예산으로도 모든 구금자를 관리하기 어렵다. 트럼프 취임 이후 체포된 일부 불법 체류자들이 법적 절차 진행, 건강 문제, 수용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석방되자 백악관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ICE는 앞으로 석방 결정을 내리기 전 상부 승인을 받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100만 명 추방 목표 현실성 의문…군 시설까지 동원 ‘전방위 단속’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불법 이민 단속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연간 100만 명을 추방하는 것은 어려운 목표다. ICE는 2019년 최대 26만7000명을 추방했으며, 100만 명을 추방하려면 하루 2700명 이상을 체포해야 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 단속뿐만 아니라 도시 내 체포 작전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불법 국경 입국이 줄어들면서 단속 대상도 감소해, 도심 지역 체포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무자파르 치슈티 이민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침략’을 명분 삼아 대대적인 동원을 정당화하고 있다"라며 "이민 문제를 정부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부까지 동원해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관타나모 기지를 이용한 구금 조치는 법적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지만, 행정부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테레사 카디널 브라운 전 국토안보부(DHS)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 년간 사용되지 않았던 법 조항까지 찾아내 이민 단속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역 경찰 지원 확대 불구 현실적 한계

ICE는 지역 보안관들에게 불법 체류자 체포 권한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키어런 도너휴 전국보안관협회장은 "대부분의 카운티는 수개월간의 훈련을 받을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방 교도소 수용 한계로 인해 이민자 수감 공간이 부족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그는 "셰리프(보안관)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만, 주 정부와 의회가 지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계속될 경우, 지역 경찰과 주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널휴는 "의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지방 경찰이 먼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