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민주당 의원들 경고... 지지 여론도 존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이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와 그의 비공식 그룹 DOGE(특임 정부 부서)가 연방 정부 기관을 장악하는 문제로 헌법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플로리다 민주당 의원들이 경고했다.

미 하원의원 대런 소토(D-키시미)는 "트럼프 행정부가 머스크의 연방 지출 및 공무원 감축 정책을 중단하라는 법원 명령을 무시한다면, 미국은 헌법적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50년간 민주주의를 유지해왔다. 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민주주의 수호"라고 소토 의원은 강조했다.

소토 의원과 맥스웰 프로스트 하원의원(D-올랜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머스크에 대한 유권자들의 항의가 폭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프로스트 의원의 사무실에는 머스크 반대 의견을 담은 전화, 이메일, 서한이 900건 이상 접수됐으며, 이는 전체 민원의 90% 이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머스크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화당 소속 댄 웹스터 하원의원(R-클레르몽)은 뉴스레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DOGE 정책에 동의하느냐"고 질문했고,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응답자 중 3분의 2 이상이 머스크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고 웹스터 의원 대변인 애덤 팍라디나즈가 밝혔다.

소토 의원은 "오바마케어(ACA) 보조금이 중단되면 5, 6월쯤 가구당 연간 보험료가 8천 달러~1만 달러 인상될 것이다"라면서 머스크의 감축 정책이 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는 많은 미국인이 그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토 의원은 플로리다의 저소득층 아동 의료보험 프로그램인 키드 케어(KidCare)도 머스크가 8800억 달러 감축을 추진 중인 메디케이드의 일부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으로 인해 요양원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최근 메디케어 가입자의 연간 처방약 본인 부담금을 2000달러로 제한했지만, 이 혜택도 사라질 것이다. 이는 단지 몇 가지 예시에 불과하다."

머스크, 연방 기관 장악… 대학·비영리단체도 혼란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특임 정부 직원' 자격을 부여받아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라는 자문 그룹을 이끌며 기상청부터 연방재난관리청(FEMA)까지 다양한 정부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또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통해 수천 명의 연방 공무원에게 퇴직금을 제안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조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 지급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대학과 비영리단체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으며, 해외 원조 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는 사실상 의회 승인 없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프로스트 의원은 머스크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폐지를 추진하는 것도 큰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기관은 매년 예산의 12~13배에 달하는 금액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그런데 이를 없애려 한다니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연방법원은 머스크가 추진하는 연방 보조금 중단, 공무원 구조조정, USAID 직원 2000명 해고 등 일부 정책에 대해 일시적 중단 명령을 내린 상태다.

소토 의원은 "의회는 재정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사법부는 헌법을 해석하는 최종 기관"이라며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 명령을 무시하려 한다면, 이는 헌법적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의회 출입도 제한… 머스크 "교육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주 프로스트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수십 명은 재무부 및 교육부 건물 출입을 거부당했다. 당시 재무부 건물 앞에서는 수백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 프로스트 의원을 직접 언급하며 "연방 정부에 교육부 같은 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로스트 의원은 "머스크에게는 교육부를 없앨 권한이 없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조차 교육부를 폐지할 권한이 없다. 교육부는 의회가 만든 기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정부 효율화'는 실제로는 "자신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해체하려는 이념적 조치"라며 "의회의 권한을 우회해서 모든 것을 추진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소토 의원은 오는 3월 14일 연방 정부 예산 협상이 향후 권력 분쟁에서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행정명령은 빠르게 발동될 수 있지만, 소송 절차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하원은 예산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간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라면서 "워싱턴에서 삼권분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매우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