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법 시행 영향.. . 원정 낙태도 51% 줄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2024년 플로리다에서의 낙태 건수는 6만755건으로, 2023년 8만4052건에서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힌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감소세이다. 플로리다주의 낙태 금지법이 시행된 결과로, 낙태 지지자들이 예상한 대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2023년부터 시행된 플로리다의 6주 낙태 금지법은 여성들이 낙태를 결정할 수 있는 기간을 크게 제한하며, 낙태 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플로리다의 주요 3개 카운티인 마이애미-데이드, 브로워드, 힐즈버러 카운티에서는 각기 20% 이상의 낙태 감소가 발생했다.

특히, 북중부 플로리다의 딕시 카운티는 무려 5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칼훈 카운티와 글레이드 카운티 두 곳은 2023년에 비해 낙태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낙태 수치는 의료 제공자들이 환자가 거주한 지역에 따라 주 정부에 보고한 것이다.

플로리다에서 낙태를 받은 타주 주민의 수는 51% 감소하여 3754건에 그쳤다. 이는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수치이다. 낙태 금지법 시행 이후, 플로리다는 더 이상 남부 지역의 주요 낙태 목적지가 아니게 되었다. 이로 인해, 플로리다의 여성들은 낙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며, 이에 따라 많은 여성들이 다른 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플로리다는 이전에는 남부에서 가장 덜 제한적인 15주 낙태 금지법을 시행했으나, 현재 6주로 제한되면서 다른 주들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도 6주 낙태 금지법을 채택했으며, 앨라배마, 아칸소, 켄터키 등은 전면적인 낙태 금지를 시행했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는 12주, 버지니아는 26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등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플로리다 낙태 금지법 시행 이후, 많은 여성들이 임신 초기 단계에서 낙태를 받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프랜트 페어런트(Planned Parenthood)와 같은 클리닉들은 이들이 법적 제한에 맞추어 낙태를 시도하기 전에 더 일찍 병원을 방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예전보다 더 일찍, 때로는 임신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에 찾아오는 여성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낙태를 받기 어려워진 여성들은 다른 주로 이동하거나 금지된 기한 내에 낙태를 시도하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