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 공격 사망 사고 증가, 책임론 확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해 말 오하이오에서 개 공격으로 숨진 3세 여아의 아버지가 딸의 죽음과 관련해 기소됐다.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 카운티 대배심은 45세 워런 휴스턴을 과실치사, 과실로 인한 살인, 아동 방임 혐의로 기소했다고 법원 문서에서 확인됐다. 피해자인 킹슬리 라이트(3)는 지난 12월 27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아버지의 신시내티 로젤론 아파트를 방문했다가 개에게 공격당해 숨졌다.

킹슬리의 죽음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증가하는 개 공격 사망 사고의 일부로, 이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 사회와 동물 보호 단체, 공무원들 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고 당일 오전 7시 50분, 휴스턴은 911에 전화를 걸어 "일어나 보니 딸이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신고했다. 경찰 기록과 통화 녹음에 따르면, 그는 "딸이 완전히 찢겨졌다"고 말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출동한 경찰이 집안의 반려견을 격리하라고 지시하자, 휴스턴은 "테리어종 개들이 있지만 이미 우리 안에 넣어둔 상태"라고 답했다. 또 집안에 자신 외에 한 명이 더 있었으나 같은 시각에 깨어났으며, 집 출입문도 잠겨 있어 외부 침입 흔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사고 후 신시내티 동물보호소(Cincinnati Animal CARE)는 해당 아파트에서 개 세 마리를 수거해 주 정부가 규정한 10일간의 검역 기간 동안 보호소에 격리했다.

미국서 개 공격 사망 사고 증가

미국에서는 최근 개에 의한 공격과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킹슬리가 숨진 12월 한 달 동안만도 26세 남성이 자신의 개 세 마리에게 물려 사망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5세 소녀가 가족이 키우던 개 두 마리에게 공격당해 숨졌다. 지난달 말 미주리주에서는 62세 청각장애 할머니가 이웃집 개 세 마리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은 치명적인 개 공격 사건에 대해 개 주인의 법적 책임을 묻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하이오주 픽어웨이 카운티에서는 두 마리 개가 73세 이웃 주민을 물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개 주인인 모자(母子)가 현재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개 공격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최근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연간 평균 40건이었던 개 공격 사망 사고는 100건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또한 개 물림 사고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20년 전 연간 450만 건으로 추정됐던 개 물림 사고는 현재 수치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매년 약 100만 명이 개에 물려 의료 치료를 받으며,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가 전체 피해자의 절반을 차지하며 사망 사고에서도 높은 비율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개 공격 사고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두고 지역 사회 내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개 소유권 제한, 위험견 등록제, 반려견 교육 강화 등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반려견 보호 단체와 개 주인들은 과도한 규제가 반려동물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