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수면 금지법, 긴급 대피소 확대 등이 주 원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전역에서 홈리스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는 오히려 노숙자 수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카운티 홈리스 지원 기관인 ‘마이애미데이드 홈리스 트러스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거리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는 858명으로, 전년 대비 175명 감소했다.

미국 내 홈리스 인구는 이주 변화, 자연재해,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7% 증가했다. 하지만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는 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1월 실시된 조사에서 카운티 내 거리 홈리스 수는 858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4년보다 17% 줄어든 수치이며, 2014년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차량에서 생활하거나 지인의 집을 전전하는 ‘보이지 않는 홈리스’와 보호소 거주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홈리스 보호소에 머무는 인구는 전년 대비 103명 증가한 28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거리 홈리스와 보호소 거주자를 포함한 전체 홈리스 수는 72명(2%) 감소했으나, 2023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공 수면 금지법, 긴급 대피소 확대 등 주효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홈리스가 감소한 주요 원인은 이른바 공공 수면 금지법안(HB 1365) 시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부터 플로리다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자는 행위를 금지하는 이 법이 시행됐다. 이 법에 따라 지방정부가 노숙자 문제를 방치할 경우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추운 날씨와 긴급 대피소 확대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1월 조사 당시 마이애미도 섭씨 10도(화씨 50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례적인 한파가 지속됐다. 홈리스 트러스트 측은 조사 전 몇 주 동안 약 200명을 긴급 보호소로 유도했으며, 그중 3분의 1 이상이 장기 보호소에 머물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주거 지원 확대 또한 홈리스 감소에 한 몫 했다 마이애미데이드는 올해 400개의 임시 주거 공간을 추가할 계획이며, 연 소득이 중위소득의 30% 이하(4인 가족 기준 약 3만4000달러)인 가구를 위한 저렴한 주택 1000개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마이애미비치, 사우스데이드 대폭 감소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전역에서 홈리스 수가 감소했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마이애미비치는 31% 감소, 사우스데이드(Kendall Drive~Monroe County 경계) 43% 감소, 마이애미 시내 13% 감소 (85명 감소)를 보였다. 또한 노스데이드(경계, 마이애미 시 제외)도 6% 감소했다.

마이애미비치의 경우, 일부 관계자들은 홈리스 감소가 해당 지역의 강력한 법 집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4년 마이애미비치에서 발생한 체포 중 40% 이상이 홈리스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체적으로 홈리스 수가 감소했지만, 일부 집단에서는 증가세가 나타났다. 18~24세 부모 노숙자는 39명 증가(64% 증가)했고, 홈리스 베테랑 가족(재향 군인 및 직계 가족 포함)도 101명에서 134명으로 증가했다.

마이애미데이드 홈리스 트러스트의 론 북(Ron Book) 회장은 "HB 1365 법안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