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에서 290명으로!… 해외 인도적 지원과 개발 사업에 영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직원 수가 1만 명 이상에서 약 290명으로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USAID가 관리하는 약 800개의 계약과 보조금도 취소된다.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USAID의 직원 수를 29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남은 직원들은 보건 및 인도적 지원 전문가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같은 날 USAID는 현재 관리 중인 약 800개의 계약과 보조금이 취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한 모든 직속 채용 직원과 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무기한 행정 휴직에 들어가며, 대부분의 계약직 직원들도 계약이 종료된다. 해외 근무 중인 외교관들은 30일 이내에 미국으로 복귀해야 한다.

국무부 산하로 편입된 USAID…행정부 상대 소송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USAID 관계자들은 국무부에 최소한의 필수 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대행(USAID 행정관 겸직)은 이번 조치가 외국 원조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USAID 직원들이 비협조적이었다"라며 "이 조직을 통제하기 위해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USAID 직원들을 대변하는 두 개의 노동조합은 이번 조치가 위헌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루비오 장관 대행,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주의 옹호 단체 'Democracy Forward'의 법률 책임자인 로빈 서스턴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적으로 USAID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는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소송은 USAID 해체를 막고, 직원 해고 및 행정 휴직을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적 지원 차질 우려…민주주의-인권사업 지원도 중단

USAID는 수년간 미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과 글로벌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직원 대다수가 해고되면서 많은 프로그램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USAID 글로벌 보건국 차관보를 지낸 아툴 가완데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루비오가 보건 및 인도적 지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1만4000명에서 294명으로 줄어든다"며 "아프리카 지역에는 단 12명만 남는다"고 비판했다.

USAID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감축 이후 아프리카 담당 직원은 12명,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 8명, 중동 21명, 아시아 8명으로 줄어든다. 인도적 지원국과 글로벌 보건국도 각각 78명, 77명만 남을 예정이다.

국무부도 민주주의 및 인권 문제를 다루는 워싱턴 D.C. 소재 계약직 직원 약 60명에게 '업무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독재 국가 문제를 다루는 업무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