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중앙통 올랜도서도 '윤석열 탄핵' 집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전 세계 한인동포들의 탄핵집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남단 플로리다주에서도 윤석열 탄핵 촛불이 밝혀졌다.

12일 오후 6시 30분 센트럴플로리다대학(UCF) 교수 3인과 가족을 포함한 12명의 동포들이 올랜도 우성식품앞에서 윤석열 탄핵집회를 열었다. 우성식품은 플로리다 유일의 한국 총선 및 대선 투표 장소로 한인동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날 집회는 플로리다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박근혜 탄핵 당시에도 조용했으나, 현재 조국의 상황에 놀란 현직 한인 교수들과 인근 동포들이 모인 것이다.

플로리다에는 6만 여명(외교부 통계)의 한인동포들이 거주하고 있으나, 마이애미, 올랜도, 탬파 등을 비롯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 많은 인원이 모이기가 쉽지 않다.

시위를 앞장서 준비한 UCF 행정학과 안성호 교수는 고국이 위험한 지경에 처해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우려해온 교수와 지인들에게 한국의 2차 탄핵집회가 열리는 시간에 ��춰 참여해 달라는 카톡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장소에서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집회를 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면 서 “고국의 국민들에게 우리의 외침이 전달되어 하루속히 탄핵을 이뤄내고 정상을 되찾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우성식품 앞에 타원형을 그리며 둘러선 교수들은 돌아가면서 집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심경을 밝혔다.

한 참가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평소에 정치에 관심 없었으나 갑자기 계엄령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거의 잠을 잘 수가 없다”라면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종일 접하다보니 눈도 아프고 마음도 답답하여 바깥에서 외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고국상황이 걱정스러워 종일 뉴스를 듣다보니 내가 지금 한국에 있는지 미국에 있는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라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기가 막히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힘이 있다고 힘으로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다니"

또다른 참가자는 단호한 어조로 “사람이 (뭐든)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하더라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라면서 “힘이 있다고 힘으로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다니… 이런 일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오랜 기간 통일운동과 시민운동을 해온 유은실(행정학) 교수와 서해욱 부부도 참여해 한 목소리로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특히 이들 부부를 따라나선 딸 서유하(8) 어린이는 마이크를 들고 “엄마 아빠가 우리나라 대통령이 나쁜 짓을 했다고 걱정하셨다. 엄마 아빠를 따라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며 살겠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갑자기 열린 집회에 시간이 맞지 않아 참가하지 못한 한 UCF 원로 교수는 시위후 차담회에 보태라며 200달러를 기부했다.

현재 재외동포들의 탄핵시위는 미시간 세사모, 4.16해외연대, 샌프란시스코 공감, 스프링 세계 시민연대 등를 비롯, 크고 작은 모임들을 통해 13개국 26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한편, 재외언론인들도 12일 '재외언론인 33인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 조국의 난맥상을 예의 주시하며, 조속히 정상화 되기를 바랐으나, 결국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내란 사태를 목도하고야 말았다"라며 현 상황을 우려하고 "진실과 정의는 결코 좌와 우의 문제가 아니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공범에 다름 아니며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라면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