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에게 확인 않고 기사화... 잘못된 보도 사과"

(서울=오마이뉴스) 윤현 기자 =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에 정부 대표로 파견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과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잘못 보도한 교도통신에 유감을 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26일 정례회견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가 이뤄져 추도식에 혼란을 일으켰다고 본다"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교도통신에 사실관계와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도 "해당 오보, 한일 외교에 영향 미쳤을 수 있어"

교도통신은 앞서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의원 취임 직후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보도했지만, 전날 이는 잘못된 보도로 판단된다고 정정 기사를 냈다.

이어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실을 부정해 당시 취재 과정을 조사했다"라며 "당시 이쿠이나 정무관이 경내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본인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고 기사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일 참배한 복수의 자민당 의원들도 '이쿠이나 의원은 없었다'고 말했다"라며 "당초 보고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오보가 한일 외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카하시 나오토 교도통신 편집국장은 "이쿠이나 정무관을 비롯해 니가타현과 사도시, 추도식 실행위원회, 독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의원 취임 이전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이력이 보도되자 사도광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3일 전격 행사 불참을 결정했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은 이쿠이나 정무관에게 확인한 결과 참의원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았다며 밝혔고, 교도통신도 뒤늦게 오보를 인정했다.

이와 괸련해 한국 외교부는 "추도식 불참 결정은 (야스쿠니 참배 논란 외에도) 제반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스쿠니 말고도 논란 수두룩... <산케이> "빨리 참배하라" 적반하장

다만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를 떠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등 한일 역사 대립에서 "한국 정부가 더 양보해야 한다"라고 말하거나,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평화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등 뚜렷한 우익 성향을 보였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이다.

오히려 일본 우익 매체 <산케이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한국의 반일병에 지쳤다"라며 "일본 정치인이 전몰자를 모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외국이 비판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국회의원이 정부 요직을 맡는 것은 예삿일"이라며 "이를 문제 삼아 동석조차 거부한다면 한국 정부는 일본과 제대로 교류할 의도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올해 방한 예정인 나카타니 겐 방위상도 2002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면서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설명을 요구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추도식 불참) 이유라면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의원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오히려 유감"이라며 "신속히 참배해 일본을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영령을 추도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하야시 장관은 "(교도통신의 오보 인정에도)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는 한국 정부의 추도식 불참 이유에 대해 "한국 측 설명에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변을 삼갔다.

이어 "현재의 전략 환경하에서 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중요하다"라며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계속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본보 제휴)